[문학예술]'책의향기' 선정/'매혹의 질주, 근대의 횡단'

  • 입력 2003년 6월 27일 17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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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혹의 질주, 근대의 횡단/박천홍 지음 산처럼

일제강점기의 한국에서 기차라는 문명의 기호가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지 탐색했다. 저자는 ‘철도는 근대성과 식민성이 엇갈리고 겹치는 횡단선이므로, 이 슬픈, 또는 아픈 횡단선을 들여다볼 수 있어야 한국 근대가 안고 있는 환부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이 책은 다양한 철도 관련 자료와 문학작품 등의 텍스트를 동원해 이 땅에서 철도가 지녀온 의미의 궤적을 되짚으며 이를 통해 근대의 모습을 복원하고 있다. 철로와 기차, 기차역을 배경으로 경성역과 박람회장에서부터 기차 창밖으로 내다보이는 한국의 풍경, 기찻길에서의 자살 장면까지 생생하게 다가온다.

“전통적인 시간과 공간을 살해하고 등장한 게 철도라고 했거니와 이 책을 덮고 난 다음에 찾아올 질문, 즉 그 살해의 대가가 무엇이었는가라는 물음에 대답해야 하는 것은 우리의 몫이다. 한국 근대의 시공간을 가로질러 달려온 기차는, 아니 문명은 그 자체가 죽음을 향한 ‘매혹적인 질주’였는지도 모른다.”(정선태·수유연구실+연구공간 ‘너머’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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