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예술]'청계천을 떠나며' '청계천 20년지기'의 체험담

  • 입력 2003년 6월 27일 17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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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천을 떠나며/이응선 지음 /276쪽 9000원 황금가지

다음달 1일 복원사업이 시작되면 현재의 청계천은 과거로 스러져간다.

이 책은 20년 가까이 청계천 생활을 한 저자의 체험적인 기록이자 ‘청계천 이야기’다. 이 ‘청계천지기’는 오랜 세월 동안 청계천에서 보고 듣고 말하고 느낀 것들을 진솔하게 적어 내려갔다. 그동안 보이지 않았던 천변(川邊) 사람들의 생동감 넘치는 삶이 살아난다.

저자는 ‘더럽고 복잡하게 뒤엉켜서 돌아가지만 청계천도 엄연한 한국의 현실’이라고 말한다. 청계천 뒷골목은 ‘카오스적 질서’로 움직인다. 무감각하게 흐트러져 있지만 청계천 사람들은 각자의 길을 잘도 찾아간다. 허풍과 허세가 아닌, 세상을 읽고 헤쳐 나가는 방법을 통달한 이들의 장소가 바로 청계천이다.

그러나 한편 청계천을 관통하는, 보이지 않는 질서는 돈이다. 수많은 가게들이 어떻게 돈을 벌어왔는지에 대해서도 크고 작은 힌트를 엿볼 수 있다.

저자는 다양한 업종의 가게를 열어오다 5월 모든 것을 접고 청계천을 떠났다.

조이영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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