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구조조정 급물살…投信매각 본격화

  • 입력 2003년 6월 23일 17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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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영업조흥은행이 파업 후유증을 딛고 23일부터 정상을 되찾고 있다. 서울 중구 남대문로 1가의 본점에서 근무 중인 남자 직원 중 삭발한 모습이 눈에 많이 띄어 ‘파업사태’의 후유증을 보여주고 있다.이훈구기자
정상영업
조흥은행이 파업 후유증을 딛고 23일부터 정상을 되찾고 있다. 서울 중구 남대문로 1가의 본점에서 근무 중인 남자 직원 중 삭발한 모습이 눈에 많이 띄어 ‘파업사태’의 후유증을 보여주고 있다.이훈구기자
신한금융지주가 조흥은행을 인수키로 함에 따라 국내 은행산업은 국민 신한 우리 하나은행 등 ‘빅 4’ 은행 중심으로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신한-조흥은행은 국민은행의 최대 경쟁자로 부상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대형화 물결에서 벗어난 외환 한미 제일은행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대형화를 통한 ‘규모의 경제(Economy of Scale)’ 효과가 나타나면 틈새시장을 노리는 중규모 은행이 큰 도전을 받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들 3개 중규모 은행의 대주주가 모두 미국의 투자펀드라는 점이 다른 변수로 작용한다.

한편 이정재(李晶載) 금융감독위원장은 최근 “하반기부터 증권 보험 투신 등 2금융권의 구조조정을 본격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혀 금융계 전체에 구조조정이 이뤄질 것임을 시사했다.

▽은행산업의 판도변화는=신한과 조흥은행이 합병하면 3월말 기준 총자산 149조2000억원으로 국민은행의 219조원에 이어 자산규모 2위에 이른다.

금융계에서는 신한은행의 위험관리능력과 영업력, 조흥은행의 저(低)원가성 예금과 광범위한 점포망이 결합하면 국민은행을 충분히 위협할 것으로 보고 있다.

3개 중규모 은행의 미래는 더 불투명해졌다. ‘빅 4’가 덩치로 밀어붙이면 버티기 어려워 나름대로의 생존전략을 짜야 할 때다.

한미은행은 대주주인 칼라일펀드가 투자원금 회수차원에서 매각을 시도하고 있으나 주가가 뒷받침되지 않아 고심하고 있다. 새로운 투자자에게 경영권 프리미엄을 받고 팔거나 대형은행에 합병시켜야 하는데 주가가 낮아 목표했던 투자수익률을 얻기 힘든 상황이다.

제일은행의 대주주인 뉴브리지 캐피털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뉴브리지는 그동안 조흥은행 인수에 미련을 버리지 못했으나 신한지주의 인수가 확정되면서 다른 대안을 찾아야 할 처지다.

외환은행은 미국계 투자펀드인 론스타의 자본유치(약 5000억원)를 추진하고 있으며 7월에는 가시적인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론스타는 독일 코메르츠방크를 제치고 1대주주로 올라설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국민 등 ‘빅 4’는 추가합병보다 위험관리와 합병의 시너지효과를 내는 데 집중하고 있어 이들 3개 은행을 인수할 가능성은 매우 작다.

▽2금융권 구조조정의 시작=핵심은 외환위기 이후 계속 미뤄왔던 한국투신과 대한투신의 처리다. 정부는 강도 높은 자구노력으로 경영정상화를 이룬 뒤 국내외에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신용카드업계의 구조조정은 이미 시작됐다. 국민카드는 국민은행에 합병됐다. 금융감독원은 “5월말 현재 카드업계 평균 연체율이 11%를 넘고 있다”면서 경영개선 계획을 제대로 실천하지 않는 1, 2개 카드사가 퇴출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금감원 김중회(金重會) 부원장은 “신용협동조합과 상호저축은행의 수가 아직도 시장 규모에 비해 많다”며 “건전성 감독을 강화해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업체는 시장에서 퇴출시킬 방침”이라고 말했다.

보험권은 방카슈랑스(은행+보험) 시행을 2개월 앞두고 대형보험사는 10여개 금융회사와 손잡았지만 일부 중소형 보험사들은 생존이 불투명한 상태다.

임규진기자 mhjh22@donga.com

김동원기자 daviskim@donga.com

김두영기자 nirvana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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