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동서남북/지역민에 실망 안긴 동아대

  • 입력 2003년 6월 17일 21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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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대는 과연 양심이 있는 학문의 전당인가?”

부산 서구지역 주민들과 서 구청은 동아대에 이같은 의문을 제기하며 학교 측의 이중적인 태도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지난해 3월 서구청과 경쟁 끝에 부산 서구 부민동 옛 법조청사 부지를 인수한 동아대는 올 3월부터 부민동 캠퍼스를 열었다.

동아대는 2001년 6월 서구청과 인수 경쟁을 벌이면서 “법조청사를 인수하게 될 경우 법대와 사회과학대 경영대 일반대학원 등 모두 13개 대학 및 대학원을 옮기고 학생과 교직원 8000여명을 상주시켜 상권 활성화에 기여하겠다”고 주민들에게 약속했다.

서구 부민동은 하루 유동인구가 3만명을 넘어서 상가가 활성화됐지만 법조청사가 연제구 거제동으로 이전하면서 공동화현상을 빚어 상인들이 큰 피해를 입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 때문에 상인들과 주민들은 적극적으로 동아대의 편을 들어 결국 서 구청이 인수경쟁에서 탈락하고 동아대가 부지를 거머쥐게 됐다.

그러나 현재 부민캠퍼스에는 법대와 국제대학원생 1000여명과 사회교육원 수강생 2000여명 등 모두 3000여명의 학생과 교직원이 이용하고 있을 뿐이다. 그나마 학생 대부분이 대학원 및 사회교육원생이어서 캠퍼스에 상주하지 않고 있어 지역경제에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인근 식당가와 편의점 등은 여전히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동아대 측은 “법원 건물을 강의실로 그대로 사용하기가 힘들어 종합적인 검토를 거쳐 건물신축과 이전 대학 등을 결정하겠다”며 인수 이전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에 앞서 학교 측은 옛 경남도청사로 사용하던 법원건물을 박물관으로 조성해 학교 측에서 보관 중인 2만5000여점의 각종 유물을 전시하는 전국 최대 규모의 대학박물관으로 만들어 시민들에게 개방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지난해 5월 갑자기 기자회견을 열고 “예산 문제로 박물관 건립을 무기한 유보한다”고 발표해 지역사회에 실망을 안겨주기도 했다.

부민캠퍼스 앞에서 식당을 경영하는 A씨(42)는 “법조청사를 인수하기 위해 지키지도 못할 공약을 내걸고 주민들만 이용한 것이 아니냐”며 “양심을 지켜야 할 대학이 이렇게 부도덕한 모습을 보이면 누구를 믿을 수 있겠나”고 분개했다.

부산=석동빈 기자 mobid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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