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이란의 수도 테헤란과 남부 시라즈에서는 이란 최고 종교지도자이자 보수파 수장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하야와 개혁을 요구하는 반정부 학생 및 시민 시위대와 친정부 바시즈 민병대원들이 충돌, 1명이 숨지고 수십명이 중상을 입었다고 외신이 전했다.
하메네이씨는 12일 국영방송 연설을 자청해 “현재의 소요를 다루기로 결정한다면 99년 7월과 같은(강경진압)방식을 쓸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또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반(反) 이란 위성TV인 NITV를 시청한 사람들이 최근 시위를 주동하고 있다”며 “군사적으로 이란의 이슬람 정권을 전복시킬 수 없다고 판단한 미국이 이란 정권과 국민을 이간하는 등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이란 반체제 인사 248명은 15일 성명을 발표, “국민은 정부를 비판할 권리가 있으며 절대 권력은 이슬람 교리에 어긋난다”고 반박했다.
한편 대학생들의 시위 구호 가운데는 개혁파인 모하메드 하타미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하는 것들도 나오고 있다. 이는 하타미 대통령이 97년 집권한 후 대선과 총선에서 개혁파가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지만 정부 요직을 차지한 보수파들의 강경한 반발로 그의 개혁이 진전되지 못하고 있는 것과 관련이 있다고 외신이 전했다.
한편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15일 이란의 시위와 관련, “‘자유로운 이란’을 향해 이란인들이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으로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권기태기자 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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