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소규모 지원부대 체제로

  • 입력 2003년 6월 9일 19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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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방부는 한국 비무장지대(DMZ) 인근 주한미군을 후방에 분산 배치하는 것을 시작으로 전 세계에 주둔한 미군을 영구 주둔하는 대규모 부대에서 소규모 기동군 형태로 전면 재배치하는 작업에 들어갔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9일 보도했다.

미 국방부는 또 기동력과 응집력 강화를 목표로 미 육군의 조직과 구조를 개편할 방침이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미군 전면 재배치는 냉전체제 종식 이후 출현한 테러집단과 잠재적 적의 위협으로부터 미국 본토를 방어하기 위해 선제공격을 구사한다는 전략에 기반을 두고 이뤄지게 된다.

앤디 헌 국방부 전략담당 부차관보를 비롯한 관리들은 미국이 앞으로 괌을 비롯한 미국 영토와 영국 일본과 같은 밀접한 동맹국 주둔 미군만을 영구적인 군사력 거점으로 남겨 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지금까지 미국이 의존했던 한국 독일 터키 사우디아라비아의 대규모 기지는 수십개의 ‘전진작전기지’로 바뀔 것이며 이들 기지에는 소규모 지원부대만 상주할 것이라고 이 관리들은 말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복잡한 이번 구상이 DMZ 주둔 미군 수천명의 한강 이남 분산 배치와 사우디 주둔군의 중동 인접국 이전 발표로 사실상 시작됐다고 보도했다.

헌 부차관보는 또 DMZ를 중심으로 포진한 1만8000명의 주한미군 병력을 더욱 기동력 있게 재구성해 동북아지역의 비상사태에 대응토록 할 계획이며 이 중 일부는 미 본토로 귀환했다가 6개월 기한으로 순환 배치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일본 오키나와(沖繩) 주둔 해병대 병력 2만여명(제3원정대)의 경우 기존 기지와 하와이 괌 등지로 분산 배치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으며 일각에서는 필리핀에 다시 기지를 두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에 주둔한 6만여명의 병력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전면 재검토 대상에 포함됐으며 이 중 상당수 병력이 일단 본토의 모 부대로 귀환했다가 6개월 시한으로 재배치될 예정이다.

이럴 경우 주독미군 병력은 폴란드 불가리아 루마니아 등 발칸반도 인접 동유럽 국가와 남유럽의 스페인 포르투갈로 이동하고 다른 일부는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등지로 분산될 전망이다.

헌 부차관보는 “국방부의 새로운 구상은 미군이 앞으로는 지역에 국한해 대처하는 전략만을 쓸 수 없다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미군은 근본적인 변화를 필요로 하고 이는 전 세계 곳곳에서 더 작은 부대의 형태로 신속하게 대응하는 체제를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워싱턴=권순택특파원 maypole@donga.com

이기홍기자 seche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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