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과멋]맥주, 여름대목 판촉전 "부지런하면 공짜"

  • 입력 2003년 6월 9일 16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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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맥주업체들이 여름 대목을 앞두고 시장 선점을 위해 광고를 강화하고 무류 시음대회를 개최하는 등 마케팅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OB맥주 광고(왼쪽)와 하이트맥주의 무료 시음회.사진제공 하이트맥주 OB맥주
국내 맥주업체들이 여름 대목을 앞두고 시장 선점을 위해 광고를 강화하고 무류 시음대회를 개최하는 등 마케팅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OB맥주 광고(왼쪽)와 하이트맥주의 무료 시음회.사진제공 하이트맥주 OB맥주

국내 양대 맥주업체인 하이트맥주와 OB맥주가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시장 선점을 위한 총력전에 들어갔다. 연간 맥주 판매량의 3분의 1가량이 팔리는 ‘여름 맥주 시장’이 전체 맥주 시장 판도를 좌우할 수 있기 때문.

판매를 늘리기 위해 해변 콘서트나 무료 시음회 등 각종 이벤트를 개최하는 것은 기본이다.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나 인터넷을 이용한 첨단 마케팅 기법까지 동원돼 애주가들을 유혹하고 있다. 온-오프 라인을 넘나드는 ‘전천후 마케팅’인 셈.

▽맥주시장에 등장한 첨단 마케팅 기법=올 4월 신제품 ‘OB’를 선보인 OB맥주는 20, 30대 젊은 소비자들을 잡기 위해 지난 달 15일부터 ‘OB 모바일 쿠폰 마케팅 행사’를 펼치고 있다. 이 행사는 고객 휴대전화로 행사를 안내하는 문자 메시지를 보낸 다음 인터넷으로 응답하는 고객에게 무료 시음 쿠폰을 휴대전화로 보내주는 것. 쿠폰을 받은 고객은 지정된 업소에 가서 휴대전화로 수신한 쿠폰을 보여주면 생맥주 1700cc를 무료로 제공받을 수 있다. 고객들에게 ‘OB’브랜드에 대한 강한 인상을 심어주기 위해 기획된 이 행사는 지금까지 30만명 정도가 이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앞서 OB는 신제품 시판 이후 한달동안 같은 방식으로 모바일 쿠폰을 보내 110만명이 편의점에서 맥주 1캔씩 받아갔다.

하이트맥주는 자사 홈페이지(www.hite.com)를 통해 영화, 게임, 이색클럽 등 50여개 커뮤니티를 운영, 벨소리 다운로드 등에 사용할 수 있는 사이버 머니를 제공하고 있다.

또 매달 젊은층을 대상으로 홈시어터 등 1000만원 상당의 경품을 제공하는 ‘하이트 월 페이퍼 공모전’, ‘하이트 광고 순서 맞히기 게임’ 등 다양한 이벤트를 홈페이지에서 갖고 있다.

▽전통적 마케팅 기법도 병행=하이트맥주는 올 4월 조기축구회 회원들이 참가하는 프라임배 전국 아마추어 축구대회를 개최했다. 이 대회는 6개월간 지역예선과 본선을 거쳐 9월초 서울 마포구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에서 결승전을 치른다.

또 7월부터는 부산 해운대 등 전국 유명 해수욕장에서 유명 연예인이 출연하는 ‘여름 해변 축제’를 열어 제품을 홍보할 계획이다.

무료 시음행사도 하이트가 관심을 두는 부문. 하이트는 지난해에 제작한 시음용 차량(프라임키트) 3대를 앞세워 올 4월부터 젊은이들이 몰리는 서울 압구정동과 강남역, 신촌, 대학로 등 대학가와 번화가 등을 순회하며 생맥주 무료 시음회를 진행하고 있다. 이 행사는 10월말까지 계속된다.

OB맥주는 여름철을 맞아 OB 캔맥주 1박스(24캔)를 보냉 기능이 있는 ‘쿨러팩’에 넣어 판매하는 판촉행사를 8월31일까지 갖는다. 쿨러팩은 단순히 캔 맥주를 담는 기존 종이박스와 달리 맥주를 찬 상태로 유지시켜주는 것으로 손잡이 끈이 있어 가방처럼 편리하게 운반할 수 있다.

김준영 OB맥주 부사장은 “여름 휴가철에 아이스박스를 따로 준비할 필요없이 시원하게 맥주를 보관할 수 있기 때문에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얻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신경전도 치열=두 회사는 최근 대한주류공업협회가 내놓은 맥주시장 점유율 통계를 놓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올 4월 OB맥주의 점유율이 44.2%로 올 1·4분기에 비해 1.6%포인트 늘어난 것을 두고 전혀 다른 해석을 하고 있는 것.

OB는 이번 통계 결과가 올 4월2일부터 시판한 ‘OB’ 신제품이 좋은 반응을 얻어 점유율 상승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선전하고 있다.

노상규 OB맥주 마케팅 담당 상무는 “4월 판매량이 3월보다 22.8% 늘어났다”며 “여름 성수기에는 점유율 45%도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4월 성적표가 오랫동안 하이트 맥주에 뒤처졌던 OB가 새롭게 부활하는 신호탄이라는 것.

그러나 하이트맥주의 시각은 전혀 다르다. 신제품 판촉이라는 명분 아래 공짜로 제공한 맥주까지 판매실적으로 잡아 점유율이 높아졌다는 것.

유경종 하이트 맥주 홍보실 차장은 “무차별적으로 퍼준 공짜 맥주 물량을 제외하면 OB의 시장점유율은 오히려 뒷걸음친 것과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송진흡기자 jinh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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