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과멋]‘브랜드肉’ 고기도 명품시대

  • 입력 2003년 6월 9일 16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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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고기, 쇠고기, 닭고기 등을 규격화한 브랜드 육은 어디에서 사더라도 품질이 일정한 게 장점이다. 회사에 따라 품종과 사육 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브랜드 특징을 파악하고 고르는 게 좋다. 사진제공=신세계백화점

돼지고기, 쇠고기, 닭고기 등을 규격화한 브랜드 육은 어디에서 사더라도 품질이 일정한 게 장점이다. 회사에 따라 품종과 사육 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브랜드 특징을 파악하고 고르는 게 좋다. 사진제공=신세계백화점

푹푹 찌는 삼복더위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미리 영양을 보충해 두지 않으면 쏟아지는 비지땀에 목욕을 할지도 모른다.

나들이가 잦아지면서 고기 소비도 덩달아 많아지고 있다. 나들이에서 바비큐, 또는 각종 고기요리는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기 때문이다.

요즘은 품질이 고르게 맛있고, 독특한 방식으로 키워 몸에 좋은 특수 성분까지 함유한 고기들이 쏟아지고 있다. 고기에 이름을 붙인 ‘브랜드’육(肉)들이다. 풍족한 나들이에 필수품으로 자리 잡은 브랜드 육에는 어떤 게 있을까.

▽이름 얻은 돼지고기=돼지고기, 특히 삼겹살은 요즘부터 대목이 시작된다. ‘여름철 돼지고기는 잘 먹어야 본전’이라는 옛말은 이미 무색해졌다. 둔치, 바닷가에서 흔히 볼 수 있듯이 삼겹살은 더울수록 잘 팔리는 상품이다.

한때 삼겹살은 ‘꽝꽝’ 얼려 직사각형으로 자른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요즘은 이런 삼겹살은 ‘수입산’일 경우가 대부분이다. 국산은 한번도 얼리지 않은 ‘냉장’상태로 많이 유통된다. 냉동 삼겹살보다 30∼40% 비싸지만 부드러운 육질에다 고소함 등 맛의 차이가 ‘동태’와 ‘생태’처럼 확연히 다르다.

특히 브랜드육의 등장은 이런 변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각 브랜드들이 냉장 돼지고기의 최대 단점인 ‘상하기 쉬운’ 유통과정을 철저히 위생적으로 변화시켰기 때문. 현재 국내 돼지고기 유통물량의 30% 이상이 브랜드육일 정도로 급성장하고 있다.

우선 이런 브랜드육들은 우수 혈통의 종돈(種豚)을 통해 꾸준히 고기의 질을 향상시키고 있다. 어느 곳에서 사먹거나 똑같이 맛있는 것도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고 있다. 브랜드육들은 대부분 고기 맛이 좋은 암퇘지 또는 거세돈만을 사용한다.

무엇보다 공인기관으로부터 인증을 받은 위생적인 설비와 유통과정이 장점. 도축 이후 소비자가 사갈 때까지 냉장 상태가 유지되는 ‘콜드체인(cold chain)’ 시스템은 대부분 브랜드들이 운영하고 있다.

대표적 브랜드육은 대상농장의 ‘하이포크’, 목우촌의 ‘프로포크’, 한국냉장의 ‘생생포크’, 도드람유통의 ‘도드람포크’, 롯데 햄·우유의 ‘후레쉬포크’ 등. 이뿐 아니라 전국에는 150여 가지의 군소 브랜드가 있을 것으로 추산될 정도로 돼지고기의 브랜드화(化)는 대세다.

▽닭고기도 이름을 얻었어요=닭고기에도 브랜드 바람이 불고 있다.

1, 2위 업체인 하림과 마니커는 물론 ‘체리부로’와 ‘화인코리아’, ‘목우촌’ 등도 브랜드 닭고기를 팔고 있다.

최근에는 특수 사료를 먹여 몸에 좋은 성분을 함유한 기능성 닭고기가 나오고 있다. 하림은 면역기능을 강화하고 항암, 피부노화 방지 등에 효과가 있는 물질인 ‘셀레늄’이 든 닭고기를 팔고 있다. 브랜드 이름은 ‘셀레노 메티오닌 통닭’과 ‘셀레노 메티오닌 도리육’, ‘셀레노 메티오닌 영계’ 등 모두 3종이다. 마리당 3600원에서 5900원까지.

농협도 지난해부터 사료에 귀뚜라미를 섞어 먹여 기른 ‘목우촌 귀뚜라미 닭’을 판매 중이다. 이 제품은 일반 닭보다 키토산, 철분, DHA 등이 풍부해 성장기 자녀를 둔 가정에 ‘보양식(補陽食)으로 그만’이라는 게 목우촌의 설명이다.

마니커도 효소 사료를 먹여 일반 닭고기보다 두뇌 활성물질인 DHA가 6, 7배나 많은 ‘천연DHA 닭고기’로 브랜드 닭고기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오리고기 쪽에도 브랜드화가 진행 중이다. 삼계탕과 오리고기를 전문 판매하고 있는 화인코리아는 ‘치키더키’란 브랜드로 삼계탕과 오리고기를 내놓고 있다.

▽브랜드화의 초기 단계인 쇠고기=쇠고기는 돼지고기 닭고기보다는 브랜드 형성이 느린 편이다. 대량으로 키우는 규모화가 더뎌 균질한 제품을 생산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90년대 이후 전국에서 생산되기 시작한 한우 브랜드육은 현재 100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단위축협 혹은 농가연합체들이 생산하는 브랜드육은 대부분 거세우로 지역특산물을 사료에 넣거나 청정한 사육환경 등을 내세우고 있다. 일부 브랜드들은 대형 백화점 매장에서 판매될 정도로 시장 기반을 넓혀가고 있다.

대표 브랜드로는 양평의 ‘개군한우’, 안동의 ‘황우촌’, 남해의 ‘화전한우’, 평창의 ‘대관령한우’ 등을 꼽는다. 최근에는 ‘스터링 실버’ 등 수입 쇠고기에도 브랜드 육이 나온 상태다.

이헌진기자 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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