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러난 이기명씨 땅 첫 매수자]청와대, 盧에 불똥튈까 촉각

  • 입력 2003년 6월 4일 18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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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는 노무현 대통령의 전 후원회장 이기명씨의 용인 땅 1차 매수자인 창신섬유 강금원(姜錦遠) 회장이 직접 해명에 나서자 “알아서 판단하라”며 애써 무덤덤한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청와대는 그동안 보안에 부쳐 왔던 강씨의 신원이 언론보도를 통해 먼저 밝혀지자 노 대통령에게까지 의혹의 불똥이 튈지 모른다는 점에서 촉각을 곤두세웠다.

문재인(文在寅)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은 전화통화에서 “강 회장 본인이 직접 해명에 나선 마당에 우리가 나설 이유가 뭐가 있겠느냐. 이리저리 괜한 의혹만 생기는 것 아니냐”며 “추가 해명은 없을 것이다”고 밝혔다.

그는 ‘며칠 전 강 회장이 직접 해명하려는 것을 청와대에서 말렸다’는 말도 있다는 지적에 “나는 강 회장을 접촉한 일이 없다. 강 회장의 이름을 밝히지 않은 것도 괜히 알려지면 시달리고 들볶이기 때문에 그랬던 것일 뿐이며, 아무런 의도가 없다”고 해명했다.

유인태(柳寅泰) 정무수석비서관은 “아무 죄도 없는 사람을 대통령과 가깝다는 이유로 난도질해서는 안 된다. 그 사람에 대한 인권도 생각해 줘야 하는 것 아니냐”며 의혹이 증폭될 것을 우려했다.

한편 충북 충주의 시그너스 골프장을 갖고 있는 강 회장은 그동안 ‘노무현 캠프’ 내에서 ‘시그너스 강 회장’으로 통했으며, 지난해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후 노 대통령측에 새로 합류한 참모들과도 만나 인사를 나눴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대선이 끝난 뒤 노 대통령측에서 강 회장에게 일부 친노(親盧) 중진의원을 소개하면서 “앞으로 이 분들을 잘 도와 달라”고 한 일도 있다고 민주당 관계자가 전했다.

최영해기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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