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글로벌 지원 소버린 "법적대응"

  • 입력 2003년 6월 4일 18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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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의 1대주주인 크레스트증권의 모(母)회사 소버린자산운용이 4일 SK그룹이 채권단과 SK글로벌 지원규모를 합의한 데 대해 정면으로 항의해 귀추가 주목된다.

이와 함께 채권단에 제시된 SK글로벌 자구안에는 SK그룹 계열사의 폭넓은 구조조정 계획이 포함돼 있어 앞으로 SK그룹에 상당한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소버린이 SK글로벌 회생의 막판 변수=소버린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SK그룹이 SK㈜로 하여금 SK글로벌 정상화 계획에 ‘반드시’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과 관련해 그 적법성에 의구심을 갖고 있다”면서 “SK그룹은 SK㈜의 주주가 아니며 법적인 실체도 없어 SK㈜를 대신해 협상을 하거나 협상결과에 따르도록 할 수 있는 어떤 근거도 없다”고 주장했다.

소버린은 이어서 “SK㈜의 이사회 이사들은 주주 이익을 대변해 행동해야 한다”고 밝혔다. SK㈜ 이사회가 합의안에 동의한다면 ‘배임’ 등의 혐의로 법적 대응을 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소버린은 이를 위해 투자자문사 라자드를 금융자문사로 선정한 데 이어 법무법인 ‘명인’을 법률자문사로 선정했다고 덧붙였다.

채권단과 SK그룹이 최근 합의한 SK㈜의 국내 매출채권 8500억원 출자전환 결정이 유효하려면 반드시 SK㈜ 이사회를 통과해야 한다.

▽SK 계열사 구조조정 진행될 듯=SK그룹이 3일 열린 SK글로벌 채권단 운영위원회에서 △에너지 정보통신 위주로 사업구조 전문화 △계열사 축소 △비영업용 자산매각을 통한 부채비율 개선 등의 그룹 구조조정 방안을 제시했다.

일단 SK그룹은 금융업에서 손을 뗄 것으로 보인다. SK글로벌이 자구차원에서 SK생명(71.7%)과 SK증권(14.3%)을 매각하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SK케미칼을 비롯한 석유화학 관련 계열사와 SK건설 SK제약 등을 처분할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채권단은 SK그룹이 SK㈜ SK글로벌 SK가스 SK해운 SK텔레콤 SKC&C 등을 중심으로 재편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태원(崔泰源) 회장의 경영권은=SK그룹측은 SK글로벌 회생으로 최 회장의 경영권 회복을 기대하고 있다. 주 채권은행인 하나은행은 “SK글로벌만 정상화되면 경영권을 지켜주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

그러나 SK글로벌 대출금 2조원에 대해 최 회장의 연대보증서를 받은 국민 우리 조흥 외환 한미은행은 “SK글로벌이 채권단의 출자전환 몫을 포함해 대출 원리금을 100% 갚지 못하면 최 회장의 재산은 보증채무 이행차원에서 처분할 것”이라며 “하나은행과는 생각이 다르다”고 밝히고 있다.

박중현기자 sanjuck@donga.com

김두영기자 nirvana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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