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프로야구]김병현, 밤비노의 저주 푼다

  • 입력 2003년 6월 2일 17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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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 레드삭스의 테오 엡스타인 단장은 김병현(24)을 트레이드해 오면서 2개의 ‘W’자로 그 이유를 설명했다.

‘Win the World series(월드시리즈 우승을 위해서).’ 말하자면 김병현은 보스턴이 올해 팀의 숙원인 월드시리즈 우승을 위해 영입한 ‘우승 청부사’인 셈이다. 1919년 베이브 루스 (별명 밤비노)를 뉴욕 양키스로 트레이드한 뒤부터 월드시리즈 우승을 하지 못해 ‘밤비노의 저주’에 시달리고 있는 보스턴이 그 저주를 풀 인물로 김병현을 선택한 것은 아이러니. 2001년 월드시리즈 4, 5차전에서 뉴욕 양키스에 믿을 수 없는 9회 동점 홈런을 잇달아 내준 선수가 바로 김병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이듬해 6월13일 양키스에 다시 맞서 2이닝 4탈삼진 무실점으로 세이브를 따내며 통쾌하게 복수를 했다. 보스턴엔 이런 김병현의 능력과 근성이 필요했다.

트레이드가 이뤄진 지 사흘째 되는 날인 2일. 자신의 우상인 랜디 존슨(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백넘버 51번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은 김병현은 스카이돔구장에서 열린 토론토 블루제이스전에 앞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그는 “다이아몬드백스에서의 등번호 49와 여기서 받은 51을 더하면 완벽한 100이 된다. 이 100(%)이 내가 여기서 기대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병현은 뉴욕 양키스에 관한 질문을 받고는 “‘밤비노의 저주’에 대해 여러 차례 들어봤으며 보스턴과 양키스와의 관계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다. 양키스를 꺾고 월드시리즈 우승을 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당찬 각오를 밝혔다.

‘빨간양말’ BK 호된 신고식

보스턴 유니폼을 입고 첫 등판한 이날 김병현은 호된 신고식을 치렀다. 7-9로 뒤진 7회 마운드에 올라 삼진 2개를 잡았으나 1이닝 3안타 2실점한 것. 하지만 보스턴의 그래디 리틀 감독이 시험등판 차원에서 내보낸 것이라 큰 의미는 없었다.

김병현에겐 4일 오전 8시 피츠버그 파이리츠전 선발등판이 실력 발휘를 할 수 있는 무대. 피츠버그를 상대로는 통산 8경기에서 3세이브와 평균자책 0.90에 피안타율 0.152로 아주 강해 승리를 기대해볼 만하다.

김병현은 허리 근육통에서 회복된 팀 에이스 페드로 마르티네스가 이번주 돌아오면 리틀 감독의 공언대로 선발이 아닌 마무리로 고정될 가능성이 크다.

김상수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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