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 심판하려면 떳떳해야』…韓감사원장서리,감사관교육서

  • 입력 1998년 4월 24일 19시 47분


“과거 독립문이 길 한복판에 있어 주위의 좁은 길로 차가 다닐 때 독립문 바로 앞에 커다란 팻말이 장애물로 세워 있었다. 거기에 쓰여진 것은 다름아닌 ‘교통장애물 단속기간’이라는 내용이었다.”

한승헌(韓勝憲)감사원장서리는 24일 각 부처의 자체감사요원 5백여명을 대상으로 한 특별교육에서 감사인의 자세를 역설하며 이같은 사례를 들었다. ‘감사무용론’이니 ‘감사유해론’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감사가 낳는 역기능이나 부작용에도 유념해 “독립문 앞 팻말과 같은 감사가 돼서는 안된다”는 얘기다.

한원장서리는 “감사에는 으레 저항과 기피, 나아가 비난이 따르게 된다”며 “하지만 부당한 비판에는 절대 위축돼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특히 각 부처 자체감사기구의 ‘제식구 봐주기’감사를 겨냥, “감사관이 ‘감싸관’이 돼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감사인이 ‘남에게서 욕을 먹고 서운하게 만드는 사람’임을 강조하고 “남을 심판하자면 스스로 깨끗하고 떳떳해야 한다”면서 청렴성과 도덕성을 역설했다.

이날 감사원 특별교육의 주제는 ‘IMF 난국 극복을 위한 감사’. 공직기강의 확립은 물론 경제를 비롯한 각 분야의 구조개혁, 투자환경의 개선 등에 감사력을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대통령경제고문인 유종근(柳鍾根)전북지사와 한국에 귀화한 독일인 이한우씨가 외부강사로 초빙돼 각각 ‘외채협상을 위한 우리 경제의 실상’ ‘한국 투자유치의 문제점’을 주제로 강연했다.

〈이철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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