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재계, 「하시모토 퇴진」 공식거론 파문

  • 입력 1998년 4월 21일 19시 24분


“총리의 경기동향에 대한 인식은 현실과 거리가 멀다. 우수한 경제전문가의 의견을 왜 듣지 않았는지 불가사의한 일이다. 총리는 실패했다. 시장(市場)으로부터 불신임을 보이고 있으므로 물러나야 한다.”

일본경제동우회 쓰쓰미 세이지(堤淸二)부대표간사가 20일 기자회견에서 경제실정에 대한 책임을 지고 하시모토 류타로(橋本龍太郎)총리가 퇴진할 것을 강력히 요구, 파문이 일고 있다.

지금까지 야당과 자민당 일부에서 총리사퇴를 거론한 적은 있지만 경제계에서 공개적으로 퇴진 요구가 나온 것은 처음 있는 일. “일본경제는 타이타닉호”라는 일본 경제계의 아우성이 마침내 폭발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쓰쓰미부대표간사는 이어 “일본은 국제적인 걱정거리가 돼 버렸다.총리에게는 불신을 불러온 책임이 있다”며 “재정정상화만 중시하는 대장성 관료들의 말에 총리가 너무 귀를 기울인 것이 잘못”이라고 질타했다.

그는 “정부내 경제브레인들의 경제상황 인식이 현실과 괴리돼 결과적으로 총리가 일을 그르쳤으며 이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못박았다.

기자들이 누가 후임총리가 됐으면 좋겠느냐고 묻자 그는 구체적인 인물을 거명하지는 않았으나 “경제에 밝고 국제적으로 통용될 수 사람, (국회에서도) 관료에게 기대지 않고 혼자서 발언할 수 있는 인물이 필요하다”고 말해 경제전문성이 떨어지는 정치인 출신은 배제할 것을 희망했다.

쓰쓰미부대표간사는 기업의 정치헌금에 대해서도 “정당은 기본적으로 당비 개인헌금 보조금 등으로 운영해야 하므로 헌금은 폐지해야 마땅하다”며 “정치헌금 때문에 정치의 질이 낮아졌다”고 혹독하게 비판했다.

〈도쿄〓윤상삼특파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