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의 창]박중근/부에노스아이레스의 별난 기념일

  • 입력 1998년 4월 7일 08시 04분


‘좋은 공기’라는 뜻의 부에노스 아이레스. 아르헨티나의 도시 부에노스아이레스에는 1년 3백65일이 각종 기념일로 가득차 있다. 동물의 날, 비서의 날, 보험의 날…. 심지어 구두닦이의 날도 있다. 기념일이면 관련자들은 휴무하거나 휴가를 내어 축제를 벌인다. 지난해 공용차가 고장이 나서 차량정비소까지 견인하기 위해 보험회사에 전화를 한 일이 있다. 아무리 전화를 해도 받지 않기에 보험회사가 망했나 했더니 그날이 바로 ‘보험의 날’이어서 휴무를 했다는 것이다.

‘동물의 날’에는 고양이 개 토끼 도마뱀 등 애완동물에게 축도식을 하는 성당도 있다. 1908년부터 거행되어온 행사라고 한다.

택시도 많다. 시내교통이 복잡하고 주차료가 비싸서 자가용 승용차를 잘 갖고 나오지 않을 뿐더러 실업자가 많아서 택시영업을 하려는 사람들이 항상 줄을 서기 때문이다. ‘버스’사업은 28년 세계 최초로 아르헨티나에서 생겼지만 지금은 점차 사양길로 접어들고 있다.

박물관이 많다. 미술박물관 역사박물관 장식예술박물관 등 약80개가 넘는 박물관이 있다. 1896년 이후 아르헨티나의 영화변천사를 볼 수 있는 영화박물관, 스페인통치 당시 예술품을 소장한 히스패닉 아메리칸 예술박물관 등 독특한 박물관도 있다.

세계적인 연극 음악 오페라 공연이 많다. 특이한 것은 콜론극장 등 값비싼 일류극장에서 공연된 작품이 일정 기간 후에는 하류극장에서 동일한 출연진으로 재공연돼 일반 시민들도 싼값에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모기도 많다. 공원 주택가 등에는 모기들이 떼를 지어 다니며 사람과 동물의 피를 빤다. 모기약은 이곳에서 상비약이지만 큰 효험이 없으며 모기의 천적인 잠자리도 퍼뜨렸지만 효과가 없다. 쥐도 너무 많아서 모든 공공시설과 공공주택에서는 2개월마다 쥐박멸 작업을 한다.

케이블TV가입자수는 라틴아메리카대륙 국가들중에서 아르헨티나가 1위다.

이처럼 부에노스아이레스시에는 다른 도시에 비해 ‘많은 것’이 많다. 이같은 특성을 마케팅에 활용한다면 여러가지 수출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박중근(KOTRA 부에노스아이레스 무역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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