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캠페인/단속경관들이 본 과속차량]

  • 입력 1998년 4월 6일 19시 59분


“88올림픽도로 같은 자동차 전용도로에서 과속을 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운전자들이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

서울 영등포경찰서 교통지도계 유용근(兪用根)경장. 그는 과속을 단속할 때마다 가슴을 쓸어내린다.

경찰이 단속하는 것을 알아채고 갑자기 속도를 낮추는 바람에 연쇄추돌 사고를 일으킬 뻔한 승용차, 감시카메라가 1차로로 고정돼 있는 허점을 노려 재빨리 차로를 바꾸는 운전자…. 단속현장에선 늘 이런 ‘곡예’가 계속된다.

단속경찰의 어려움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과속차량을 뒤쫓기 위해 순찰차를 몰고 갓길을 달리다 급브레이크를 밟아야 하는 아찔한 순간도 많다. 갓길에 차를 세워놓고 화장을 고치는 여성, 어두운 밤 승용차안에서 ‘밀회’를 즐기는 아베크족 때문이다.

요즘 유경장은 하루 두차례씩 여의2교와 염창교 일대에서 과속단속을 벌인다.

위반차량은 대부분 승용차이며 20대 운전자가 다른 연령층보다 상대적으로 많다는게 유경장의 분석이다.

유경장은 “자동차 전용도로에서의 대형사고는 과속차량이 갑자기 속도를 줄이는 바람에 뒤따르던 차가 연쇄추돌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모든 차량이 규정속도만 지켜도 사고가 절반이하로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경찰이 건수 채우기에 급급, 함정단속을 일삼는다는 지적에 대해 “인력 장비가 부족한데다 밤샘근무가 잦은 여건을 감안해야 한다”고 우회적으로 대답했다.

과속단속반으로 옮기면서 생명보험까지 들었다는 유경장은 폭주족 적발이 ‘전공’.

그는 “날씨가 따뜻해지면 폭주족이 크게 늘어나므로 승용차 운전자는 특히 조심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윤상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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