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는 안볼건가』…살생부-사상시비등 막가는 與경선

  • 입력 1997년 7월 3일 20시 14분


신한국당 경선열기가 가열되면서 출처불명의 흑색선전물, 사실확인이 불가능한 괴문서(怪文書)가 범람하고 있다. 근거없이 후보들을 비방하는 이런 흑색선전유인물들은 이번 경선의 「탁도(濁度)」가 어떤지를 알 수 있게 해준다. 특히 경선후보 등록마감일인 지난 2일 국회 의원회관에 유포된 「李壽成(이수성) 가계(家系) 특성」이라는 제목의 비방유인물은 어떤 수를 써서라도 이기고 보겠다는 「막가파」식의 선거풍토를 말해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20쪽 짜리 이 유인물은 참고자료까지 첨부해 이고문의 부친을 「친일인물」로 그려내면서 사상문제를 거론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고문측은 『이미 해명된 문제』라며 『이는 대의원들과 국민의 수준을 우습게 보고 하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원색적 인신비방을 담은 유인물 중 대표적인 것이 이른바 「살생부(殺生簿)」와 「역(逆)살생부」. 「살생부」는 李會昌(이회창)전대표가 권력을 잡을 경우 「반(反) 이회창」 인사들이 가장 먼저 표적사정의 대상이 될 것이라는 내용이고 「역 살생부」는 「반 이회창」진영이 정권재창출에 성공할 경우 이전대표측에 가담한 민주계의 B, H의원과 P전의원은 반드시 보복을 당할 것이라는 유치한 내용이다. 그런데도 이전대표측과 정발협은 서로 상대방이 「살생부」를 흘리고 있다면서 비난전을 벌이는 중이다. 李仁濟(이인제)경기지사가 언론사의 각종 대의원 여론조사와 국민 여론조사에서 급상승 기류를 타는 것과 때를 맞춰 신한국당 주변에선 「이지사가 효산콘도 인허가비리로 조만간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소문이 퍼지고 있다. 이에 대해 이지사측은 효산개발이 경기 일원에서 추진중인 대규모 레저사업에 張學魯(장학로)전대통령부속실장이 개입했다는 일부 언론의 의혹제기에 인허가기관인 경기도의 이지사를 연결시켜 만든 흑색선전이라며 『지지율이 급상승하자 반대측에서 만들어 낸 헛소문』이라고 말했다. 상당기간 대표직 사퇴를 둘러싼 경선불공정 시비에 휘말려온 이전대표는 흑색선전의 대표적 표적. 이전대표측은 이전대표 아들의 「병역기피설」이 PC통신망에까지 오른 것은 경쟁후보 진영이 컴퓨터 통신망을 이용, 의도적으로 유포시킨 비방공작을 벌였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또 어느 경선후보는 일본의 폭력조직인 야쿠자집단이 정치자금을 대고 있다는 소문과 함께 후보와 야쿠자를 연결시켜주고 있는 「문제인물」의 이름까지 거론되고 있다. 또 다른 경선후보는 『부인이 전경출신 의원보좌관과 염문설이 있다』는 낯뜨거운 소문에 시달리고 있는 실정이다. 흑색선전의 내용도 내용이지만 각 경선후보 진영은 서로 상대진영을 진원지로 지목, 비난하고 있는 실정이다. 〈김창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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