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북 군사채널 추진』…한국제외「직접대화」 주목

  • 입력 1997년 7월 3일 20시 14분


미국은 한반도에서 돌발적이고 국지적인 무력충돌이 발생할 경우 군사적 긴장사태로 확대되는 것을 막기 위해 현재 가동되지 않고 있는 판문점 군사정전위원회(군정위)를 대체할 수 있는 잠정적인 군사채널을 확보하는 문제를 신중히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3일 알려졌다. 정부의 한 고위당국자는 이날 『지난달 말 미국의 한반도정책 고위관계자들로부터 주한 유엔군사령부측과 조선인민군 판문점대표부간에 장성급 대화채널을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전해 들었다』면서 『이것이 미행정부내에서 어느 정도의 정책입안 단계에 들어갔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미국측은 현재의 군사정전위가 북한측의 불응으로 유명무실화돼 있는 상태에서 4자회담을 통해 평화협정이 체결되기까지 상당기간 대북 군사접촉 채널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한반도 위기관리에 문제가 있다는 현실을 감안, 이같은 구상을 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는 군사정전위를 北―美(북―미)간 장성급 접촉으로 대체하자는 북한측 요구를 그대로 수용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이 정부당국자는 『작년말 북한잠수함 침투사건이 발생했을 때 유엔사측 군정위 비서장 옴스대령(미국)과 북한군의 판문점 대표부 대좌 박임수가 몇차례 만난 것이 이와같은 예』라면서 『그동안 군정위 비서장급 회의나 북―미간 군사접촉도 아닌 비정상적인 형태로 진행돼 온 양측의 군사대화 채널에 대해 그 필요성을 인정, 공식적으로 정례화하려는 방안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방안은 현재 유엔사측 군정위 수석대표를 맡고 있는 한국군 장성의 대표성을 없애 버리는 결과가 될 것이 분명해 앞으로 논의과정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한편 국방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 『군사정전위에 대한 우리의 기존 방침엔 아무런 변화가 없다』면서 『전에도 한미 양국군 당국자간에 실질적인 필요성을 들어 그런 의견이 비공식적으로 오간 적은 있으나 북한의 의도에 말려들 우려 때문에 부정적으로 결론이 났던 것』이라고 말했다. 〈정연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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