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국세는 바보稅」…안내간판만 있어 종일 우왕좌왕

  • 입력 1997년 7월 1일 20시 11분


관광진흥개발기금(출국세)부과 첫날인 1일 주무부처인 문화체육부의 사전 홍보 부족 등으로 서울 김포공항 출국장에서는 하루종일 혼란이 빚어졌다. 기금징수 사실을 모르고 공항에 나온 대부분의 여행객들은 출국세를 납부하지 않은 채 비행기에 올랐으며 일부 여행객은 탑승시간이 임박해서야 기금을 내려고 공항내 은행으로 가는 등 우왕좌왕했다. 일부 자진납부자들은 기금징수에 강제성이 없으며 미납시 전혀 불이익이 없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는 납부를 권유한 여행사 직원들과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문체부는 이날 출국장앞에 「관광목적으로 해외여행을 떠나는 13세 이상 64세 이하의 국민은 1만원의 관광진흥개발기금을 납부하여야 합니다」라는 안내간판을 설치했을 뿐 납부여부를 확인하는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이같은 혼란은 관련법이 지난달 20일에야 국무회의를 통과해 징수방법 등에 대한 홍보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서둘러 시행된데다 기금납부 확인절차 등에 대해 공항관리 주무부서인 건설교통부와 사전 협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더욱이 문체부는 기금 징수를 대행하는 전국 2천5백여개의 일반여행사를 대상으로 징수방법에 대한 교육을 지난달말에야 실시, 혼란을 가중시켰다는 지적이다. 이날 오전 10시10분발 대한항공 723편으로 일본 오사카로 관광을 떠나는 이모씨(45·여·서울 서초구 반포동)는 『탑승시간 5분을 남겨놓고 부랴부랴 기금을 냈는데 출국 때 확인도 하지 않더라』며 『출국세가 바보세냐』고 꼬집었다. 문체부는 기금 징수를 통해 연간 1백50억∼2백억원의 관광진흥개발기금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나 이날 오전 출국한 관광객 1만여명중 기금을 낸 사람은 4백여명에 불과해 기금마련에도 큰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홍성철·이명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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