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PC통신에선]기여입학제

  • 입력 1997년 3월 13일 08시 18분


▼돈으로 만사해결…위화감 심화▼ 기여입학제 얘기가 은근슬쩍 나오고 있다. 공부로는 안되니 돈으로 대신하겠다는 얘기다. 부모 덕분에 자식이 공짜로 대학 간다니 어디 될법이나 한 소리인가. 돈만 있으면 안되는 게 없는 세상이라고들 한다. 하지만 돈으로도 아직은 어쩔 수 없는 마지막 보루가 대학 아닌가. 그마저 무너진다면 만연한 황금만능주의는 싹수까지 노랗게 변하고 만다. 머리터지게 공부한 모범생과 돈으로 입학한 「오렌지」가 어찌 같겠는가. 발상부터 기막힐 뿐이다. 우리네 부모들이 어떤 사람들인가. 자식 잘된다면 섶 지고 불로 뛰어들라 해도 마다하지 않는다. 성급한 기여입학제는 계층간의 위화감만 더할 뿐이다. 못가진 부모들의 억장 무너지는 소리가 들리지도 않는가. 1점 차이로 쓴잔을 마시는 수험생이 얼마나 많은가. 거기에 돈까지 끼어든다면 서글프고 잔인한 일이다. 대학운영의 투명성까지 감안한다면 할 말이 없어진다. 사회 전반이 지독한 비리로 몸살을 앓고 있는 실정이다. 대학이라고 과연 예외일까. 기부금도 대학마다 차이가 날게 뻔하다. 상아탑이 1억원짜리 5억원짜리로 값이 매겨진대서야 말이 되는가. 좋은 제도라도 득보다 실이 크다면 포기하는 게 현명하다. (유니텔ID·twopair·dalt) ▼대학 재정난극복 실질적 대안▼ 기여입학제라고 하면 왜들 거부반응부터 쏟아내는가. 단순한 오해에 불과하다. 대학재정이나 발전에 뚜렷한 공로가 있는 인사의 직계자손에 한한다. 그것도 입학정원과는 별도로 극히 일부만 뽑는다는 얘기다. 다른 수험생들의 입학기회를 가로챈다는 의미는 결코 아니다. 세계가 무한경쟁 시대로 치닫고 있다. 대학이라고 예외일 수 없다. 그런데 우리네 대학은 어떤가. 심각한 재정난으로 경쟁력은 바닥을 헤매는 실정이다. 그렇다고 등록금을 마냥 올릴 형편도 못된다. 사회의 여유재산을 효과적으로 대학에 유치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교육환경을 개선하고 장학금을 확대하는데만 쓰겠다는데 뭐가 문제인가. 더 좋은 건물에서 보다 나은 시설을 활용하자는 뜻이다. 어려운 학생들이 마음편히 공부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은가. 이윤의 사회환원이란 대의명분과도 맥이 통한다. 오히려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오는데 왜 반대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구더기 무서워 장 못담글 수야 없다. 곰팡이가 싫어도 메주는 띄워야 한다. 기여입학제 도입은 외국의 훌륭한 사례를 본받자는 뜻이다. 물론 도입초기에는 다소의 시행착오도 있겠다. 하지만 보다 먼 미래를 내다봐야 한다. (유니텔ID·lanovia·chrly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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