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람세스」국내 번역출간…독서계에 「파라오」가 다가온다

  • 입력 1997년 3월 11일 08시 35분


[권기태기자] 영화 「십계」에서 율 브리너가 열연한 이집트 파라오(왕)는 강한 개성과 정복자 의식으로 주연 찰턴 헤스턴이 맡은 모세 만큼이나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주었다. 그는 바로 고대 이집트제국의 황금시대를 이끈 람세스 2세다. 프랑스 작가 크리스티앙 자크(50)가 최근 펴낸 「람세스」는 그의 일생을 다룬 것. 현재까지 2백만부가 넘게 팔려 「에집토 마니아」(이집트 열기)라는 조어를 만들었다. 이 작품이 상지대 김정란교수의 번역으로 「문학동네」에서 출간된다. 17세에 결혼, 신혼여행으로 이집트를 다녀온 자크는 이집트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고고학자다. 「이집트인 샹폴리옹」 「태양의 여왕」 「투탄카멘 사건」 등 이집트를 무대로 한 소설들을 전문적으로 발표했다. 그가 소설화에 공력을 들인 람세스 2세는 몇몇 우리 작가들의 기행문을 통해 이미 알려져 왔다. 『여러명의 왕비와 1백30명이 넘는 자녀를 두었던 절륜한 정력의 사내… 무엇보다도 스스로 신이 되고 싶어했던 인간』(이문열) 『국위선양 전쟁과 거대 건조물 건설에 정열을 기울인 왕이었다… 왕의 권위를 나타내는 신전을 여덟군데나 세웠다』(최수철) 그러나 최근 람세스 2세라는 존재가 전세계적으로 알려진 것은 몇해전 카이로 박물관 미라보관실에 누워 있다가 방부처리에 이상이 생겨 한쪽 손이 올라가면서 관계자들을 놀라게 한 일 때문이다. 소설은 람세스1세 세티의 차남인 람세스2세가 장남 이제트와 권력투쟁을 겪으며 평민출신의 류트 연주자인 네페르타리와 사랑을 나누는 과정을 그려나가고 있다. 고대 이집트에 대한 박물지적 정보를 바탕에 깔고 권력 애욕 음모를 쉬운 단문과 빠른 장면전환, 속도감 넘치는 대화로 꾸민 이 소설은 작가가 처음부터 베스트셀러를 만들기로 작정하고 집필한 작품임을 알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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