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社內대학 확산…「사기진작 최고」개설 붐

  • 입력 1997년 3월 10일 21시 00분


[박현진기자] 여상을 졸업하고 지난 95년 삼성에 입사한 K씨(21)는 요즘 신바람이 난다. 지난해 입학한 사내대학 과정을 앞으로 1년만 더 이수하면 사내에서 떳떳한 대학졸업자 대접을 받기 때문이다. 또 사내대학에서 이수한 학점을 일반대학의 학점으로 인정해주는 학점은행제가 올해 본격적으로 실시되면 앞으로 대학 졸업장을 딸 수 있다는 기대에 한껏 부풀어 있다. 지난해부터 교육부가 학점은행제 등의 도입을 잇따라 발표하면서 기업들이 직원들의 사기진작과 사회교육 장려를 위해 사내대학의 위상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삼성그룹이 지난해 설립, 이달초 고졸 생산직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2기 신입생을 모집한 「삼성경영기술대학」은 2년동안 4년제대학 수준의 1백40학점을 이수하도록 하고 있다. 다른 사내대학과 달리 직장 근무없이 기숙사생활을 하면서 하루 8시간 강의를 받는데 교과과정이 일반대학과 큰 차이가 없다. 이 과정을 마치면 5급 고졸사원에서 3급 대졸사원으로 승격될 뿐 아니라 향후 일반대학 학점으로 인정될 가능성이 높아져 올해 입학시험 경쟁률이 18대1에 이르렀다. LG전자도 지난 93년부터 창원 제1공장에서 열어 온 사내대학을 경남진주 연암공전 캠퍼스로 옮겨 지난 6일 교육부의 인가를 얻었다. 이 회사는 2년이상 근무한 고졸출신 사원들을 대상으로 2백명의 신입생을 선발, 2년의 이수과정을 밟도록 할 계획. 여기서 이수한 학점은 연암공전 학점으로 인정되고 졸업하면 산업학사학위를 받게 돼 직원들의 관심이 매우 높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교육부가 이달들어 입법예고한 「사내기술대학」에 대한 기업들의 관심도 매우 높아 문의를 해온 기업이 10여개사에 달한다. 신세계의 경우 유통전문 사내기술대학을 설립할 뜻을 비쳤다. 삼성전관이 최근 「열린독서대학」을 만들고 한진그룹이 사내대학 학과과정을 확대하는 등 기업들의 사내대학에 대한 투자가 한층 확대되고 있다. 삼성경영기술대학 禹鍾三(우종삼)기획과차장은 『사내대학의 학점이 일반대학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려 고졸출신 직원들의 사기진작을 위해 사내대학을 강화하는 기업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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