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부부론]동갑내기 김갑재-이순이씨

입력 1997-01-05 20:05수정 2009-09-27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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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高美錫 기자」 「남편이 가장 좋아하는 말은」 「아내가 가장 소망하는 꿈이 있다면」 「우리 아이는 몇학년 몇반 몇번」. 마흔다섯 동갑내기 김갑재(자녀교육신문사이사) 이순이씨부부는 가끔 서로에게 이런 시험문제를 내민다. 지난 94년에 「좋은 아버지상」을 받기도 한 김씨는 외아들 민철(우암초등교 4)의 공부를 봐줄 때 가족에 관한 문제를 내주며 아이 마음속도 들여다보고 집안 내력을 일러주는 기회로 삼아왔는데 이를 응용해 부부시험을 시도한 것. 『열문제로 된 부부시험은 잠시 짬을 내 할 수 있는데다 즐거움과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줄 수 있어 유익합니다』(김) 『늘 대화를 나누기때문에 서로를 너무나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시험을 치러보니 자기 예측과 상대방의 마음이 다르다는 것을 알았어요. 반성하는 계기가 됩니다』(이) 부부시험만이 이들을 이어주는 끈은 아니다. 부부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과도 관심을 나누고, 내 아이뿐 아니라 주변의 아이들에게 정을 쏟고 사는 것, 남을 위한 배려와 나눔의 생활이 바로 부부사랑을 지키는 비법아닌 비법이다. 『부부란 두사람 몫이상의 플러스 알파를 해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남이 행복하도록 돕는 것이 우리의 행복을 찾는 길이기도 하지요. 85년 결혼후 지금까지 부부싸움이 없었던 것도 항상 주변을 둘러보며 바쁘게 산 덕분인 것같아요』(김) 결혼초기 남편은 오갈데 없는 청소년을 집에 데려오고 친척이나 친구가족까지 거두어주느라 좁은 집에 대여섯 가족이 한데 모여 살기도 했다. 여기에 아내는 아이와 박물관견학을 가든 영화관람을 가든 동네 아이들까지 다 챙기기 때문에 한번 나들이에 적게는 대여섯명, 많게는 수십명이 동시에 움직인다. 84년 친지의 소개로 만난 이들은 6개월만에 결혼식을 올렸다. 하반신 장애인인 김씨를 만난 이씨는 『몸이 좀 불편할뿐 정상인보다 더 밝고 정감이 간다』며 빠져버렸다. 당시 결혼을 반대해 식장에도 불참했던 이씨의 친정어머니는 이제 맏사위를 제일 좋아한다. 김씨가 「결혼하면 양가에 똑같이 신경쓰겠다」는 자신과의 약속을 지킨 때문이리라. 사랑은 나눌수록 커진다. 「더불어 사는 삶」을 실천하는 이들의 삶이 바로 그것을 말해준다. 맛있는 음식 한접시, 달력 한두개가 생겨도 어느 집과 나눌지 마음쓰기 바쁜 이들에게 부부갈등이란 아주 먼나라 이야기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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