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가정의 안정 매우 중요하다

동아일보 입력 1997-01-04 20:06수정 2009-09-27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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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의 안정이 어느 때보다 절실해진 한해다. 사회 경제적으로 불안정요인이 많은 이 한해를 슬기롭게 넘기려면 사회의 기본 구성단위인 가정이 위안과 희망의 마지막 보루가 되어야 한다. 가정이 심리적 안정의 보금자리가 되고 가계가 경제적으로 안정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는 이 사회의 구성원 모두가 견뎌내기 힘든 불안정한 한해가 될 것이다. 올해 국민의 삶과 사회를 불안정하게 만드는 첫째 요인은 경기위축에 따른 고용불안과 이에서 파생되는 갈등과 마찰의 심리상태다. 경기위축에 따라 올해 임금은 오르기 어려울 것이다. 그나마 일자리와 임금소득이 보장된 경우는 그래도 다행이다. 단기적으로 불황을 극복하고 장기적으로 국제경쟁력을 강화해야 할 큰 기업들은 벌써 올해 경영전략으로 한계기업의 정리를 선언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부터 본격화한 명예퇴직 중도퇴직바람이 올해는 더욱 거세게 불어닥쳐 우리의 삶과 사회분위기를 썰렁하고 암울하게 만들 가능성이 크다. 이같은 고용불안과 소득불안속에 노동법개정에 반대하는 노동계의 파업투쟁은 우리사회를 자칫 노(勞)와 사(使)로 갈라 극한대립과 반목의 심리상태를 부추길 위험마저 있다. 대통령선거를 앞둔 정치권이 이같은 대립 반목의 심리상태를 악용하려 들 경우 올해 우리사회는 울분과 자포자기에 휩싸이고 자칫 걷잡을 수 없는 충동으로 치달을 수도 있는 불안요인을 안고 있다. 경제회생을 위해 인내와 화합과 협력이 절실한 시기, 재취업과 소득회복이 급한 계층에게 이같은 사회분위기는 한층 더 소외감을 줄 것이다. 그렇기에 가정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가정의 안정이 무엇보다 필요해지는 한해다. 가정은 해직통보를 받은 가장이 아픔을 안고 돌아가 눕는 곳이다. 이 사회가 갈등과 반목에 휩싸이고 상처로 얼룩진다 해도 가정은 그 울분과 상처를 치유하는 최후의 집일 수밖에 없다. 우리의 삶이 고되고 사회가 썰렁해질수록 가정은 위안의 언덕이 되어야 한다. 사랑이 있고 화합과 협력의 원형(原型)을 간직한 가정이 있는 한 우리는 희망을 잃지 않으며 다시 일어설 용기를 되찾을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가정은 경제회생과 사회안정을 보증하는 활력의 원점이다. 올해 살림살이도 어려워질 것이다. 임금소득자의 고용불안과 소득불안은 이미 소비위축으로 이어져 구매력도 떨어지고 있다. 나라의 경제가 어렵고 가계수지가 빡빡해지는 때 허리띠를 졸라매는 근검 절약의 기풍도 가정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고용과 소득이 불안해지는 시기에 가계수지마저 불안해진다면 우리사회가 회생의 여력을 영영 잃고 만다. 실망과 충격을 사랑으로 감싸는 가정이 항상 품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실업에 따른 충격흡수장치가 빨리 제도화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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