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자 29만9000명 늘때 3040은 20만명 줄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8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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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7월 고용동향 발표


지난달 취업자 수 증가폭이 1년 6개월 만에 최대치인 29만9000명에 이르렀다. 60세 이상 고령층 일자리가 크게 늘어난 데다 작년 7월 신규 취업자가 5000명에 그쳐 수치상 고용 실태가 개선된 것처럼 보이는 측면이 크다.

반면 7월 기준 실업률은 19년 만에 가장 높았고 15∼29세 청년실업률은 20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나타났다. 고용의 질이 개선되기까진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14일 통계청이 발표한 7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29만9000명 늘었다. 이런 증가폭은 지난해 1월(33만4000명) 이후 가장 큰 것이다. 지난해 9만7000명에 머물렀던 취업자 증가폭은 올해 들어 7월까지 평균 22만 명으로 많아졌다. 김영훈 기획재정부 정책기획과장은 “아직 고용 여건이 불확실하긴 하지만 노동시장이 전반적으로 활력을 보이며 회복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산업별로는 서비스업 취업자가 33만8000명으로 10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지난달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 1년 전보다 약 20만 명 가까이 늘어나는 등 관광 경기가 살아나며 숙박음식업 취업자가 2016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10만 명 이상 증가했다. 공공일자리 등이 포함된 보건 및 사회복지서비스업은 14만6000명 늘었다.

제조업과 도소매업의 일자리 시장은 여전히 얼어붙어 있다. 제조업은 반도체를 포함한 전자부품과 전기장비의 업황이 나빠지며 9만4000명 줄었다. 지난해 4월 이후 16개월째 이어지는 감소세다. 통계청은 일본과의 무역 분쟁이 고용시장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는 파악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제조업 업황 부진으로 영향을 받은 도소매 취업자는 8만6000명 줄었다.


연령별로는 60세 이상 노인 일자리가 크게 늘었다. 지난달 60세 이상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37만7000명 늘었다. 같은 기간 15∼29세가 1만3000명 늘고 경제의 허리를 담당하는 30대(―2만3000명), 40대(―17만9000명) 일자리가 줄어든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노인 일자리가 취업자 증가를 견인한 셈이다.

65세 이상 취업자 수 증가폭은 21만1000명으로 두드러지게 증가한 반면 30, 40대 일자리는 2017년 10월부터 22개월째 동반 감소 중이다.

실업률은 3.9%로 7월 기준 2000년 이후 가장 높았다. 다만 올해 들어 6월까지 실업률이 줄곧 4%대였던 것과 비교하면 소폭 하락한 수치다. 실업자 수는 5만8000명 늘어난 109만7000명으로 집계돼 1999년 이후 가장 많았다. 지난달 15∼29세 청년층 실업률은 9.8%로 1999년(11.5%) 이후 7월 기준으로 가장 높았다.

지난달 고용률은 61.5%로 1년 전과 비교해 0.2%포인트 늘었다. 통계청은 실업률과 고용률이 함께 오르고 있는 것은 일자리 시장이 활력을 찾아 구직활동에 나서는 인구가 늘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정동욱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비경제활동인구 중에서 구직 활동에 나선 이들 중 일부는 취업자로 유입이 되고 나머지는 실업자로 남아 고용률과 실업률이 함께 늘었다”고 말했다.

다만 그냥 쉬고 있는 인구가 209만4000명으로 2003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많았고 잠재구직자 등을 반영한 확장실업률도 역대 최고 수준이었다. 이에 따라 고용시장이 살아나고 있다고 평가하기엔 이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취업자#실업률#고용#청년실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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