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원경으로 들여다보면 앞에 있는 지도 위로 움직이는 동물들이 나타난답니다. 아이가 신기한지 눈을 못 떼네요. ―서울시립과학관에서
바닷바람이 돌탑을 비켜 가는지, 무너지지 않고 잘 서 있네요. 쌓은 이의 간절함이 바다에도 닿았나 봅니다. ―부산 영도구 해변에서변영욱 기자 cut@donga.com
이 길의 주인공은 나야 나. 붉은색 볏과 두툼한 꼬리를 세우고 길을 나선 토종닭이 골목대장 같은 포스를 자랑하네요. ―전남 장성 백양사에서
비행기 탑승을 앞둔 승객이 음악을 들으며 책을 읽고 있군요. 부디 출장이 아니라 여행 가는 길이길 기원합니다.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에서
종이컵 안 지점토 발레리나들 사이로 슬며시 한 다리를 밖으로 내민 발레리나가 보입니다. 뛰어나가고 싶은 걸까요?―서울 서초구 서초동에서
공원 벤치에 장기판들이 쉬고 있네요. 봄이면 찾아오는 사람들로 쉴 새 없을 테니 지금은 좀 쉬어 두어요. ―서울 영등포구 당산공원에서변영욱 기자 cut@donga.com
나리, 의자가 좁진 않으십니까. 몸이 꽉 끼는 것 같은데 좀 걸으셔야겠습니다. 그사이에 저도 좀 앉게요.―서울 강서구 서울식물원에서
겨울비가 예고된 어느 날, 거리에 젖소 동상이 우산을 썼습니다. 시민들에게 우산 잊지 말라고 이야기하는 듯해요.―포르투갈 리스본에서
탐방로의 여느 디딤목인 줄 알았는데 박격포탄 상자였군요. 반세기 군 순찰로였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네요.―서울 종로구 북악산 탐방로에서
바다를 향해 갈매기와 고양이 조각이 서 있습니다. 갈매기들이 “냥이들아, 저기 보이는 섬에 가봤니”라고 묻는 걸까요? ―부산 영도구 흰여울문화마을에서변영욱 기자 cut@donga.com
밤새 함박눈이 내린 뒤 간판 위에 눈사람이 생겼습니다. “지난 밤 추우셨죠? 꼭 안아드릴게요.” 아마도 바람이 장난을 친 것 같네요. ―경기 파주에서 독자 하준호 씨 제공
동그라미 추상 미술일까요, 외계어일까요? 알고 보니 지하철역 안내 간판이 떨어진 자리, 접착제 흔적이 동글동글 남은 거랍니다. ―서울 지하철 5호선에서
앞은 안 보여도 얼굴은 따뜻하게…. 경복궁을 관람 온 한 외국인 관광객이 아빠의 겉옷을 앞으로 걸치고 추위를 피하고 있네요. ―서울 종로구 경복궁에서
잔뜩 움츠린 채 걷는 남성 옆으로 전화 거는 그림이 보이네요. 혹시 내 전화를 기다리는 친구는 없을지 생각해 보면 어떨까요. ―부산 영도구 영선동에서변영욱 기자 cut@donga.com
멀리서 볼 땐 그냥 벽화인 줄 알았습니다. 알고 보니 폐차된 자동차의 범퍼와 차문 등을 붙여 만든 너구리 모양의 작품이네요. 참 예술적인 ‘트랜스포머’ 아닌가요? ―포르투갈 리스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