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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호 “배고파 탈북 했는데 아사라니…김정은 미소 지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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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호 “배고파 탈북 했는데 아사라니…김정은 미소 지을 것”

박태근 기자 입력 2019-08-14 14:30수정 2019-08-14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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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고파 탈북 했는데 아사…김정은 미소 지을 것”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 대사관 공사가 13일 탈북민 모자의 아사 소식에 "북한도 아닌 이곳 대한민국 땅에서 사람이 굶어 죽을 수도 있다니 믿을 수가 없다"고 비통한 심경을 전했다.

이번 사건의 가장 큰 책임은 북한과 김정은 일가에 있다며 "남한 정치갈등의 희생물이 되서는 안된다"고도 강조했다.

태 전 공사는 이날 새터민들에게 보낸 '故 한OO 모자 사망과 관련해 탈북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배가 고파 굶주림을 피해 목숨 걸고 북한을 떠나 이 나라를 찾아온 탈북민이 대한민국에서 굶주림으로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이 저로서도 선뜻 믿어지지 않는다"고 애통했다.

그는 "충격적인 비극을 접하면서 저는 북한 정권에 대한 강한 분노를 느끼게 됐다"며 "북한 정권이 주민들의 기본권과 생존권을 최소한이라도 보장해 주었더라면 수만명의 탈북민들이 그리운 형제들과 친척들, 친우들이 있는 정든 고향을 떠나 이곳에 오지 않았을 것이다"고 말했다.

특히 "모자의 아사 소식으로 김정은은 미소 짓고 있을 것이다"며 "북한 정권은 이번 사건을 탈북민들과 남한 사회에 대한 비난과 탈북방지를 위한 내부 선전에 이용하고, 한국 사회·정부와 탈북민들 간의 증오와 갈등이 증폭되는 촉매제가 되기를 기대하고 조장하려 들 것이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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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북한당국이 원하는 것은 탈북민들의 불행한 삶과 탈북사회의 내부분열, 한국 사회와 정부, 탈북민들 간의 반목과 갈등, 그리고 탈북민들의 한국정착 실패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한국 정부나 사회에 대해서도 "헌법상 국민의 생명과 재산에 대한 보호 의무를 지고 있는 정부도 이번 사태에 책임이 있는 것만은 사실"이라면서도 "정부의 책임이나 남한 사회의 무관심 문제를 따지기에 앞서 같은 탈북민으로서 곁에서 그의 어려운 처지를 미리 알고 어루만져 줄 수는 없었는지 우리(탈북민)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전했다.

그는 "우리의 울분과 분노는 오직 북한 정권을 향해 있어야만 한다. 우리의 주적은 김정은 정권이다. 지금 김정은 정권은 한미동맹을 분열와해 시키고 한일공조를 붕괴시키며 남한의 보수와 진보, 여야가 매일 서로 싸우게 만들고 그 틈 속에서 핵보유국 지위를 더욱 굳혀 나가면서 어부지리를 얻으려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먼저 나서서 탈북민 정착실태의 미흡한 점을 재점검하는 계기를 만들고 네트워크를 형성해 나가자.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라는 구호로 그 누구와 투쟁하거나 다투기 보다는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접근으로 탈북민 정착정책의 구조적인 허점들이 있으면 그것을 하나 하나 찾아 내 정부와 국회를 설득시켜 바로 잡아 나가자"고 당부했다.


앞서 지난달 31일 서울 관악구 봉천동 한 아파트에서 10년 전 탈북한 한모 씨((42‧여)와 아들 김모 군(6)이 숨진 채 발견됐다. 집에는 고춧가루 외에 먹을 것이 남아있지 않았다. 한 씨의 통장에는 지난 5월 잔고 3858원을 모두 인출한 내역이 찍혀있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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