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약의 재료인 부자가 들어간 대표 처방은 팔미지황환이다. 야뇨증과 양기 부족에 특효약이다. 잠을 자는 동안 젊은 사람은 방광에 고인 소변을 36.5도 체온만큼 데워 아침에 깰 때까지 저장을 하지만 아랫배의 양기가 떨어진 노인들은 이를 데울 수 없어 몸 밖으로 자주 내보내야 한다. 결국 노인에게 야뇨증은 자는 동안 양기 부족으로 자신의 방광이 차가워지는 것을 보호하기 위한 자구책인 셈. 그래서 극단의 양기를 가진 부자를 탕제에 첨가함으로써 야뇨증을 치료하고 전체적으로 몸의 양기를 보충하려 한 것이다. 사약이 어르신들의 ‘성약(性藥)’으로 돌변하는 것은 아이러니다. 잘 쓰면 약이고 못 쓰면 독이다.
이상곤 갑산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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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24 08:59:07
21세기에 아직도 한의사들이 판을 치는 것이 진정한 아이러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