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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위비 분담금 더 내면…美, 대북 제재조치 완화? [청년이 묻고 우아한이 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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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위비 분담금 더 내면…美, 대북 제재조치 완화? [청년이 묻고 우아한이 답하다]

동아일보입력 2019-01-11 14:00수정 2019-01-11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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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에 대한 제재 조치 완화를 미국에 요청했지만 제재가 완화되지 않았습니다. 남한 요구가 반영되려면 한미관계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미국과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경제 문제뿐만 아니라 북한 비핵화 문제와도 연동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협상은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공약 중 하나로 의회와 국민의 지지를 얻어 트럼프의 대북 정책에도 추진력을 실어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대한민국은 과연 미국이 원하는 방향으로 방위비 분담 협상을 진행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줘야 할까요? 또 만약 트럼프가 추진력을 얻는다면 대한민국 정부의 요청대로 대북 제재조치를 완화할 것인지 궁금합니다.

-류태림 경희대 정치외교학과(12학번) 졸업 (아산서원 14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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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2018년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의 경제제재 완화를 위해 정상회담을 비롯한 노력을 다방면으로 지속해왔습니다. 대북제재의 완화는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 북한이 주장하는 ‘행동 대 행동’ 원칙을 준수하는데 중요한 조치라는 인식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주장의 기반에는 제재 완화가 선행될 경우 북한으로부터 더욱 실질적인 비핵화 정책적 양보를 얻을 수 있다는 기대가 깔려 있었습니다. 이는 미국, 일본의 입장과는 대조되는 주장으로, 특히 미국은 북한의 상당한 정도의 비핵화 노력이 선행되지 않을 경우 제재 완화는 불가능하다는 강경한 입장을 피력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북미 간 협상이 교착상태에 직면하면 양국의 원활한 소통을 촉진하기 위한 역할을 해왔고, 이런 노력은 전반적으로 성과를 보였습니다. 북미 간 소통 과정에서 한국이 지속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한국은 한미관계를 우호적으로 이끌어 나가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러한 점에서 한미 간 갈등요소로 지목되어온 방위비 분담 협상 결과가 한미관계에 영향을 주고 그 결과 한국의 북한 핵 관련 대미 영향력을 약화 또는 강화시킬 수 있다는 예상이 가능합니다.

지난해 6월 열린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 제 4차 회의에서 장원삼 외교부 한미 방위비분담협상 대표(왼쪽)와 티모시 베츠 미 국무부 방위비분담협상대표가 악수하는 모습. 동아일보 DB


주한미군 주둔 비용 중 한국의 부담 정도를 결정하기 위한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 협상은 작년 수차례 협상에도 불구하고 최종합의에 이르지 못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기도 한 동맹국들의 방위비 인상 요구는 비단 한국의 문제만은 아닙니다. 그러나 북한 핵문제를 둘러싼 북미 간 줄다리기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야 할 한국으로선 트럼프 정부와 방위비 문제로 각을 세우는 것이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직면한 정치지형은 어떤가요? 공화당은 작년 11월 중간선거에서 8년 만에 하원을 민주당에 내줬습니다. 이는 트럼프 정부가 전처럼 자유롭게 정책을 추진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됐음을 의미하죠. 그러나 전통적으로 미국 대외정책에서 대통령의 역할은 강력했고 민주당의 하원 장악이 이러한 제왕적 구조를 크게 바꾸긴 어려울 것입니다. 미국의 정치지형을 감안할 때, 미국은 하원을 중심으로 북한에 대해 더 많은 정책적 양보를 요구할 것이라는 예상이 가능합니다. 특히 북한 인권에 대해 미국이 더욱 강경한 입장으로 문제제기를 본격화 할 가능성이 큽니다. 이는 트럼프의 입장에서는 협상 결과에 대한 부담이 커지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양국 간 협상 과정에서 자국의 ‘윈셋(win-set)’을 좁혀 트럼프의 입지를 강화시키고 이후의 대북 협상력을 오히려 강화시키는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 정부의 최적의 전략은 무엇일까요? 혹자는 트럼프 정부가 원하는 방향으로 방위비 분담 협상을 마무리해서 트럼프 정부에 힘을 실어줄 필요가 있다고 주장할 수 있습니다. 대선 공약 이행을 통해 국민과 의회의 지지를 유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관점에 따르면 방위비 문제 해결을 문재인 대통령이 바라던 제재 완화의 지렛대로 사용할 수 있다는 계산을 할 수 있습니다.

국제정치에서 강압외교(coercive diplomacy)란 협상이 결렬될 경우 무력이나 강력한 제재의 사용이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합니다.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은 강압외교의 대표적 사례죠. 이러한 협상에서 당근과 채찍은 함께 사용되기도 하고 여러 정책들을 주고받기도 하는데 이를 이슈연계(issue linkage) 전략이라고 부릅니다. 국제 정치 역사의 전반에 걸쳐 이슈연계 전략을 통한 외교의 사례가 다수 발견됩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례에서 이슈를 연계시키는 주체는 협상 당사국입니다. 이러한 연계의 기회나 플랫폼을 제공하는 주체가 종종 국제기구가 되기도 합니다. 자유주의 이론가들이 국제기구의 효용성을 강조하는 이유 중 하나죠.

그러나 한국과 같이 이해관계가 존재하지만 협상 당사국이 아닌 제3국이 자신과 협상 당사국의 이슈를 연계시켜 협상 당사국에 대한 설득을 시도한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즉, 분담금 문제와 제재 완화를 대미 외교 연계전략으로 간주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방위비 문제를 양보한 한국 정부를 위해 미국이 대북 제재를 완화하리라는 기대는 지나친 것입니다. 한국의 방위비 문제는 트럼프의 관점에서 북한 핵과는 다른 문제입니다. 트럼프 대선 유세를 보더라도 방위비 문제는 미국이 국제안보를 책임지고 공공재를 제공하는데 드는 비용이 불공정하다는 불만에서 비롯되었습니다. 동맹을 유지하는데 소요되는 방위비 문제는 미국의 국내정치와 연결된 것으로 미국의 안보와 직결된 북한 핵문제와는 차원이 다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의 선제적인 방위비 분담으로 국내정치적 지지도를 확보하고, 그 추동력으로 말미암아 미국의 대북 정책이 영향을 받을 가능성은 희박합니다. 한국의 양보나 요구와 무관하게 트럼프 대통령은 자국의 필요에 의해서만 제재 완화를 추진할 것입니다. 만약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이 열린다면 어느 정도의 제재 완화는 불가피할 것이고 이는 한국의 방위비 문제와 무관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한국은 방위비 협상에서 한국의 부담이 급격히 늘어나는 것에 대해서 다른 정치적 사안과 결부한 특수한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없습니다. 현 시점에서 한국 정부 최적의 전략은 방위비 분담 협상을 독립적으로 다루는 것입니다. 한미동맹에 근거한 안보를 굳건히 유지한다는 전제하에 경제적 부담을 최소화하는 자세로 협상에 임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황태희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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