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B-1B, 풍계리 코앞까지 북상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9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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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밤 NLL 북쪽 150km까지 출격… 핵실험장서 130km 공해상 접근
김정은 집무실-잠수함기지 타격권

미군 전략폭격기 B-1B(일명 ‘죽음의 백조’) 편대가 23, 24일 공개 작전 사상 최초로 동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대북 무력시위를 펼칠 당시 한때 NLL 북쪽 약 150km, 함경북도 풍계리 핵실험장 동남쪽 130∼140km 지점까지 북상했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을 훌쩍 넘어 함경북도 화대군 무수단리 미사일 발사장 등 북한의 주요 핵·미사일 거점을 동시다발적으로 타격할 수 있는 곳까지 치고 올라간 것이다.

복수의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23일 오후 11시 반경부터 2시간여 동안 NLL 북쪽에서 작전을 펼친 B-1B 편대는 NLL 북쪽 약 150km, 함경남도 신포에서 동쪽으로 120∼150km 떨어진 북한 동해 국제공역까지 접근했다. 이날 주요 작전구역이었던 것으로 알려진 NLL 북쪽 약 60km 지점(강원 원산 동쪽 약 350km 지점)보다 한때 100km 가까이 더 북상하며 북한의 숨통을 조인 것이다.


B-1B가 이 지점에서 최대 사거리 370km의 장거리공대지미사일(AGM-158 JASSM)을 발사하면 풍계리 핵시설은 물론이고 동해안과 인근 내륙에 형성된 북한 주요 군사기지를 모두 타격할 수 있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평양 집무실도 350∼370km 떨어져 있어 사정권이다. 핵탄두 장착용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과 이를 탑재할 3000t급 신형 잠수함을 개발 중인 신포 인근 마양도 해군기지도 타격할 수 있다.

당시 우리 군은 B-1B 편대가 NLL을 조금 넘어설 것이란 예상과 달리 북쪽으로 계속 올라가자 미군이 실제 군사행동을 감행할 가능성에 대비해 고도의 대비태세를 유지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B-1B가 최대로 북상한 곳은 원산에 배치된 북한의 항공기 격추용 SA-5 지대공미사일의 유효 사거리(250km·최대 사거리 300km)를 조금 벗어난 지점이다. 정부 소식통은 “북한이 공격 움직임을 보이면 즉각 대북 타격을 실행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
#북한#풍계리#b-1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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