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아프니 주변이 보이더라’ DB 윤호영의 시야가 넓어진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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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0월 31일 14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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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 윤호영. 스포츠동아D
DB 윤호영. 스포츠동아D
시즌 초반 강세인 원주 DB는 선수 간에 패스를 통한 유기적인 플레이가 돋보이는 팀이다.

이는 기록에서도 잘 나타난다. DB는 창원 LG와 ‘2019~20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정규리그 홈경기(31일) 이전까지 경기당 19.5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10개 구단 중 어시스트가 가장 많다.

팀 어시스트는 가장 많지만, 개인 어시스트 부문 10위 안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선수는 단 한 명도 없다. 1~2명의 가드에게서 어시스트가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전원이 패스를 돌려 득점을 만들어 낸다는 의미다. 김태술(가드·평균 3.3개), 윤호영(포워드·3.3개), 칼렙 그린(포워드·2.9개), 김현호(가드·2.7개), 김민구(가드·2.5개) 등 고르게 어시스트가 분포되어 있다.

핵심은 단연 윤호영(35)이다. 그는 2010~2011시즌부터 매 시즌 2~3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해왔지만, 2016~2017시즌부터는 패스의 질이 달라졌다. 특히 리바운드를 잡아 속공으로 연결하는 패스, 상대가 지역방어를 펼칠 때 빈틈으로 동료에게 찔러주는 패스는 어지간한 포인트가드 못지않다. 지난시즌에는 팀이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하면서 빛이 바랬지만, 동료들의 찬스를 살리는 플레이에 집중하며 ‘패스 고수’의 면모를 드러내기도 했다.

윤호영은 “예전에는 습관적으로 골밑을 파고 들어가는 편이었다. (2015년) 아킬레스 건 부상을 당하면서 플레이가 바뀌었다. 예전 같이 파고들지를 못하니까 주위를 보게 되더라. 그래서 패스를 잘하는 것처럼 보일 뿐이다”라며 웃었다.

패스에 재미를 붙인 윤호영에 패스 능력으로는 리그 최정상급으로 평가 받는 동갑내기 김태술(35)의 가세로 DB는 볼이 가장 잘 도는 팀으로 확실하게 자리를 잡았다.

윤호영은 “주변에서 ‘득점을 더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도 있다. 그 생각을 안 하는 것은 아니지만, 나까지 욕심을 내면 팀이 망가진다. 나는 돕는 역할을 하는 것이 맞다. 우리 팀에는 나 말고도 득점을 올릴 선수가 많다”며 동료들에 대한 믿음을 드러냈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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