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새 또 4명 사망”…김용균 이후도 ‘위험 외주화’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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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0월 7일 13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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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조선업종노조연대 조합원들이 지난달 23일 오전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현대중공업 비정규직 노동자 사망사고와 관련해 ‘중대재해 관련 제도 개악 분쇄! 투쟁 선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 News1
전국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조선업종노조연대 조합원들이 지난달 23일 오전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현대중공업 비정규직 노동자 사망사고와 관련해 ‘중대재해 관련 제도 개악 분쇄! 투쟁 선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 News1
노동단체와 시민단체가 고(故) 김용균씨 사망 이후에도 여전히 ‘위험의 외주화’로 인한 노동자 사망이 끊이지 않고 있다며 정부에 관련법 제정과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대책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위험의 외주화 금지 대책위원회’(대책위)는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산업재해 사망이 일상화되고 노동자의 죽음이 연잇고 있다”며 이렇게 밝혔다.

대책위는 “9월20일부터 열흘 사이에만 4명의 노동자가 처참하게 사망했다”며 “안전조치만 사전에 취했더라면 일어나지 않았을 사고였고, 이들은 모두 하청업체 소속 노동자들이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지난해 12월 태안화력발전소의 고 김용균 노동자의 죽음을 겪으며 ‘위험의 외주화’가 일상이 된 대한민국의 현실을 바꿔야 한다는 국민적 공분이 만들어졌지만 무엇이 달라졌느냐”며 “산업재해 사망자를 절반으로 줄이겠다던 문재인 정권의 노동자 생명안전 정책은 약속 파기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노동자를 죽음에 이르게 한 사업주를 제대로 처벌하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은 문 대통령의 후보 시절 공약이었다”며 “하지만 지난해 12월 28년 만에 전면 개정된 산업안전보건법에는 이 같은 내용이 반영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또 중대재해가 발생했을 때 사업장의 작업을 전면 중지하게 하는 방안도 제대로 마련되지 않았다며 “노동자가 죽어도 공장은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돌아가고, 노동자들은 목숨을 걸고 죽음의 현장으로 내몰리는 것이 현실”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대책위는 정부에 Δ위험의 외주화 금지법 제정 Δ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Δ중대재해 발생 시 작업중지 지침을 비롯한 노동자 생명안전 제도 보장 Δ산업안전보건법 전면 개정 등을 요구했다. 대책위는 8일부터 광화문광장 1인시위에 나서는 등 위험의 위주화를 근절하기 위해 투쟁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지난달 20일 현대중공업 하청업체 소속 노동자 박종열씨는 작업 도중 위에서 떨어지는 18톤 철판에 머리 부분을 맞아 사망했다. 같은달 26일에는 대우조선 하청업체 소속 노동자 지모씨가 10톤 규모의 블록에 깔려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다음날인 27일에는 한화토탈 하청업체 소속 건설노동자 김모씨가 자동창고의 외부를 보수하는 작업을 벌이던 중 자동창고 방향으로 추락했다. 김씨는 안전고리를 착용하고 있어 바닥으로 떨어지지 않고 매달려 있었지만 자동으로 작동하고 있던 크레인이 머리를 타격하면서 목숨을 잃었다. 같은달 28일에는 부산 동구 북항 재개발지역에서 작업 중이던 크레인기사 박모씨가 크레인이 넘어지며서 숨졌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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