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용제 시인 미성년 성폭행 혐의 구속…“네가 여자로 느껴져” SNS폭로로 촉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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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2월 24일 09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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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용제 시인
배용제 시인
시인 배용제 씨(54)가 미성년 습작생 제자들을 수년간 성추행·성폭행한 혐의로 경찰에 구속된 가운데, 과거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번진 ‘문단 내 성폭력 고발’이 다시 관심사로 떠올랐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위력에 의한 미성년자 간음)·아동복지법 위반(성희롱) 혐의로 배 씨를 구속했다고 지난 23일 밝혔다.


배 씨의 성추행·성폭력 의혹이 제기된 것은 지난해 10월, 배 씨에게 성추행·성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한 배 씨의 습작생들이 연달아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피해 사실을 알리면서다.

당시 배 씨로부터 성적 수치심을 느꼈거나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피해 습작생들은 트위터 등을 통해 “문단 내 성폭력을 고발한다”며 글을 올렸다.

자신이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습작생 중 한 명은 해당 글을 통해 배 씨가 “사회적 금기를 넘을 줄 알아야 한다. 예전부터 금기를 넘는 건 오히려 사회지도층이었다. 너도 그런 세계로 초대해주겠다”는 등 성희롱적인 발언을 일삼았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습작생은 배 씨와 1년간 성관계를 맺었다고 주장했다. 피해 습작생은 트위터를 통해 “네가 여자로 느껴진다. 우린 다른 사람들과 다른 관계를 맺을 수 있다”는 말을 하더니 강제로 키스하고 성폭행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언론 보도를 통해 배 씨의 성추행·성폭행 의혹이 수면 위로 오르자 배 씨는 같은 달 26일 사과문 게재를 위한 블로그를 개설하고 “일주일 전부터 소셜미디어상에 피해자들에 의해 제가 저지른 폭력들이 드러난 일련의 사태의 장본인”이라고 본인을 소개한 뒤 “머리를 숙여 용서를 빈다”며 성폭행, 성추행 의혹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하지만 피해자들은 다시 트위터에 글을 올려 “B시인(배 씨)의 사과문은 ‘위계에 의한 성폭력’이라고 인정하면서도 그것이 ‘합의된 행위’였다는 뉘앙스를 풍기고 있다”고 적었다.

이어 “명백한 사실은 이렇다”며 “B시인은 정규 교육시설인 한 고등학교의 ‘실기교사’ 재직시 만난 수많은 미성년자이자 학생들을, 대학입시와 등단에 도움을 준다는 이유로 ‘무허가 개인창작실’로 찾아오게 하여, 권위적인 위치를 통해 그들의 미래를 담보로 직간접적인 협박을 일삼으면서, 오랜 기간 반복적인 성적 착취, 즉 성추행과 성폭행을 저질렀다는 것”이라고 폭로했다.

한편 시집 ‘다정’, ‘이 달콤한 감각’ 등을 펴낸 배 씨는 지난 2011년 7월∼2013년 11월 고양예고의 문예창작 강사로 근무하면서 자신이 가르치던 제자 10여 명을 상대로 신체 부위를 만져도 되느냐고 묻는 등 성희롱을 한 혐의와 자신의 창작실에서 미성년자인 학생 5명을 상대로 성추행·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배 씨는 경찰 조사에서 ‘합의아래 성관계를 한 것’이라고 주장했으며, 제자 성희롱 여부에 대해서는 ‘그런 의도가 아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진범 동아닷컴 기자 eurobe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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