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칼럼]교육특례시를 만들자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1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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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승 기자 urisesang@donga.com
이종승 기자 urisesang@donga.com
정부가 곧 선정할 특례시가 계획대로 지역 균형발전에 기여를 하려면 어떤 조건이 필요할까. 늘어난 지방자치단체장의 권한과 행정력의 확대, 풍부한 재정 등은 지역 발전에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위주의 정책에 치중한다면 특례시의 성공은 기대하기 어렵다. 수도권과 비수도권 지역의 격차를 줄이려면 좀 더 창의적인 노력이 요구된다. 이런 점에서 콘텐츠 중심의 성장을 위한 교육사업과 대학 등을 집중 육성하는 정책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대구광역시 달성군의 사례는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달성군의 인구는 2019년 6월 현재 26만 명으로 16개월 만에 1만 명이 늘었다. 전국 군 지역 중 최다 인구수를 자랑하는데 매일 인구가 21명씩 증가한 셈이다. 이런 결과는 교육과 산업의 힘과 지자체의 창의적인 행정 등이 결합해 시너지 효과를 낸 덕분이다.

달성군 현풍면에는 연구중심대학인 ‘DGIST’가 위치한 테크노폴리스가 있다. 근처에는 국가산업단지가 있어 일자리를 찾는 젊은층이 옥포 신도시로 유입되고 있다. 테크노폴리스가 있는 유가읍 주민의 평균 연령은 33.6세다. 젊은 층이 도시의 발전을 이끌며 일자리가 만들어지고, 일자리를 찾아 다시 청장년들이 유입되는 선순환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대구시교육청은 이에 만족하지 않고 달성군에 ‘IB(International Baccalaureate·인터내셔널 바칼로레아) 교육’을 실시하는 초중고를 운영 중이어서 교육을 통한 또 다른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게 하고 있다.

달성군의 사례처럼 교육(대학)과 행정, 산업이 지역발전을 선도하기 위해선 지자체장의 교육에 대한 이해와 꾸준한 투자가 관건이다. SOC 투자는 성과가 바로 보여 표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지자체장들이 선호한다. 하지만 콘텐츠가 수반되지 않는 SOC 투자는 지자체에 부담으로 돌아오기 일쑤다.

이참에 ‘교육특례시’를 만드는 방안도 적극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정치적인 상황 등을 고려할 때 특례시는 정부가 계획한 것보다 숫자가 늘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교육 특례시로 지정된 곳의 지자체장에게는 교육자치권을 보장하되, 교육주도성장을 추진할 제도적인 장치로서 시 1년 예산의 10% 이상을 교육에 투자하도록 의무화해야 한다. 비수도권 지역이 수도권과 경쟁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수단은 뭐니 뭐니 해도 교육과 대학이다.

이종승 기자 urisesang@donga.com
#교육#에듀플러스#에듀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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