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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들 “학부모교육 강화해야” vs 학부모 “계도대상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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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들 “학부모교육 강화해야” vs 학부모 “계도대상 아냐”

뉴시스입력 2019-05-17 15:55수정 2019-05-17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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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육 감시자로서 학부모 영향 높아져
교육부 평생교육 차원 학부모 교육 확대
학부모 교육 필요성 교사-학부모 인식차

학부모들의 교권침해를 막고 교육정책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기 위한 교육·연수를 강화해야 한다는 교사들의 요구가 나오고 있다. 정작 학부모들은 자신들을 계도 대상 대신 교육 파트너로 인정하고, 교육당국 역시 학교자치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17일 교육계에 따르면 교사의 교육권 보장 이슈를 둘러싼 학부모와 교육현장 간 인식차는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학부모들이 교육수요자로서 끊임없이 학교·교사에게 요구하는 연쇄고리를 근본적으로 끊자는 목소리가 나온다.

최근 서울·충남·경남 등 일부 교육청은 교사들이 감당해온 학부모 악성민원을 차단하기 위한 각종 제도를 내놓았다. 업무용 전화 및 투넘버 서비스와 학교방문 사전예약제, 민원접수 시스템 구축 등이 그것이다. 교사들이 사생활을 침해당하기 쉽고, 사전 고지없이 학교를 찾는 학부모의 민원 때문에 골머리를 썩지 않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결국 정책이해도를 높이는 등 인식 개선을 위한 대안으로는 ‘학부모 교육’이 거론된다. 지난 16일 만 3~5세 누리과정 개정 토론회에서는 내년 3월부터 유치원·어린이집의 교육·보육프로그램이 아이·놀이중심으로 바뀔 경우 학부모 교육이나 연수를 병행해야 한다는 현장 교사들의 의견이 나왔다. 놀이중심 교육에 대한 이해도가 낮을 경우 학부모가 별도로 한글·숫자·영어 사교육을 검토하거나 유치원의 교육방침 자체에 의문을 표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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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 교육은 이미 여러 경로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 시도교육청별로 실시하는 학부모 교육프로그램을 비롯해 학교와 학부모단체 등 여러 기관·단체에서 진행하는 교육프로그램이 있다.

지난 2011년에는 직접 학교나 교육청을 찾을 수 없는 학부모들을 위한 온라인 교육 ‘학부모 온누리’ 서비스도 나왔다. 회원가입 없이 인터넷·모바일기기를 통해 관심있는 강의를 들을 수 있다. 이 서비스에는 ▲부모-자녀 상호작용과 부모코칭의 이해 ▲한국교육제도와 진학정보 ▲사춘기 자녀 교육 ▲자녀 행복교육 ▲가족갈등 해소방법 ▲올바른 자녀양육법 등 자녀를 키우며 어려움에 직면할 때 참고할 만한 강의 내용이 담겼다.

‘학부모 교육’은 많은 이들에게 낯선 개념이다. 그러나 교육계에서는 현대사회에서 핵가족화·맞벌이 부모 증가로 학교가 돌봄·교육 기능을 상당 부분 맡게 된 만큼 학부모들도 책임 강화 차원에서 학부모 교육을 받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해왔다.

고려대학교 홍후조 교수는 지난 2012년 ‘학부모 교육과정기준 연구 개발’ 보고서를 통해 “학교교육은 학부모와 학교 간 모종의 계약관계”라며 “자녀를 학교교육에 잘 참여시키는데 상응하는 노력은 학부모 교육 프로그램을 이수해 교육정책이나 방침을 이해하고 협력 지원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가정-학교-사회가 협력해 교육한다는 취지라는 점에서 향후 학부모 교육은 계약사항이 될 수도 있다”고 봤다.

그러나 현실은 그리 녹록치 않다. 학부모를 특정 성격으로 묶을 수 없을 만큼 스펙트럼이 넓은 데다, 현재 교권침해 가해자로 거론되는 악성민원인들은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취학 전 아동의 경우 법적으로 부모의 친권이 교육기관보다 앞서있다.

무엇보다 학부모은 자신들을 잠재적 가해자로 보고 있는 것에 대해 불쾌감을 드러냈다.

지난 30년간 학부모의 학교교육 권한과 책임을 강화하기 위한 활동을 펼쳐온 ‘참교육을 위한 학부모 모임’은 지난달 ‘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이 통과했을 당시 성명을 내고 “교사 교육권을 침해하는 가해자로 학생과 학부모를 지목한 것은 심히 유감”이라고 밝혔다. 또한 “학교교육공동체 내의 갈등의 근본적 해결은 학교자치 강화”라며 “해당 법 못지않게 ‘학부모의 교육활동 참여 및 활성화에 관한 법’ 또한 시급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 단체 이윤경 서울지부장은 “서울지역은 2016년 학부모회가 법제화되면서 학부모들도 내 아이만 챙기는 것이 아니라 주체로서의 학부모회로 나아가야 한다고 보고 노력해 왔다”면서 “이번 교권침해 정책은 학부모를 민원인이자 수동적인 교육수요자로 본 결과이며, 학부모 교육 역시 관이 주도하며 학부모를 계도해야 한다는 식의 목적이라면 수용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교사와 학부모 간 갈등이 날로 첨예해지는 원인을 공교육에 대한 신뢰가 그만큼 급격히 떨어졌다는데서 찾는 이들도 적지 않다. 학교에서도 아동·청소년 학대 등 폭력, 스쿨미투(School MeToo) 운동을 야기한 교사의 성희롱, 학생부 기재 신뢰 저하 등으로 인해 저하된 학부모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게 선행돼야 한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 교육부는 학부모들은 주요 정책수요자로 판단하고 올해 학부모정책지원 조직을 별도 신설했다. 또 학부모들에게 대입정책·고교학점제 등 각종 주요정책을 홍보하기 위한 행사를 늘렸다.

교육부 관계자는 “앞으로도 온·오프라인을 통해 다각도로 학부모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라면서도 “교권보호·아동학대 방지 관련 학부모 교육을 강화할 필요성 자체는 공감하고 있지만 어떻게 효과적·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할 것인지 범위와 방안에 대해서는 교육당국도 고민이 많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세종=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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