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로 논술잡기]웹의 진화 알면 미래가 보여요…‘웹 진화론’

  • 입력 2007년 6월 9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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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웹 진화론/우메다 모치오 지음·이우광 옮김/232쪽·1만2000원·재인

세상을 바라보고 이해하는 눈은 논술의 출발점이다. 그러나 세상은 고정 불변의 실체가 아니다. 세상은 늘 움직이고 끊임없이 변화한다. 내가 발 디디고 있는 현실을 바로 알기 위해 미래에 대한 분석과 예측이 중요해지는 이유다.

지금 인터넷은 세상을 이편과 저편으로 나누고 있다. 인터넷의 이편에는 우리들의 현실 세계가 있다.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질 수 있는 이곳은 사물(컴퓨터)의 세계다. 반면 인터넷의 저편에는 거대한 정보발전소와 가상 세계가 있다. 미국의 독무대인 그곳은 눈에 보이지 않는 정보와 서비스의 세계다. IBM이 매출만 100억 달러가 넘는 컴퓨터 부문을 20억 달러라는 헐값으로 중국에 팔아 버린 사건은 무얼 뜻할까? 그것은 웹 1.0과 웹 2.0으로 통칭되는 두 세계가 벌일 피비린내 나는 부가가치 쟁탈전과 권력의 이동이다.

파레토의 법칙을 떠올려 보자. 이탈리아의 경제학자였던 그는 ‘80 대 20’이라는 법칙을 주장한다. 중요한 것은 소수며, 대다수는 불필요한 존재라는 생각이다. 하지만 지금 구글이나 아마존으로 대표되는 웹 기업들은 바로 그 80%에 주목한다. 이른바 롱 테일(긴 꼬리) 전략이다.

둘 사이엔 어떤 차이가 있을까? 창고와 재고 관리에 적잖은 고정비가 들어가는 오프라인 사업은 공룡의 머리 부분에 해당하는 20%에 집중한다. 그러나 온라인 사업은 다르다. 아마존닷컴은 미국의 서점 체인 ‘반스 앤드 노블’이 판매 랭킹에 따라 보유한 13만 종 이외의 도서에서 3분의 1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구글의 애드센스에서 공룡의 꼬리가 보여 주는 잠재적 가능성은 더욱 빛을 발한다.

그 자체로는 의미를 가지기 어렵지만 규모와 가능성이 무한대로 큰 불특정 다수(의 사람 및 기업)를 향한 개방성은 지금 진화의 중요한 코드가 되고 있다. 더욱이 무어의 법칙에 따른 가격 혁명과 오픈 소스로 불리는 무상 정보 공유, 그리고 정보발전소 인프라 같은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는 이를 뒷받침하면서 기존 질서를 근본적으로 재편하고 있다.

새로운 부의 메커니즘을 실현할 웹의 진화. 그것은 이제까지 전혀 의미가 없거나 가치 없던 일에서 새로운 의미와 가치를 만들어 낸다. 그래서 ‘앞으로의 10년’은 수많은 시행착오를 통해 ‘대중의 지혜’가 그 타당성을 증명하는 시기가 될 것이라고 저자는 예측한다. 인터넷의 실체와 진화에 대한 이해를 통해 미래 세계를 가늠해 보고 새로운 사고를 익히면 어떨까.

문재용 서울 오산고 국어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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