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수관家 도예전/이모저모]

  • 입력 1998년 7월 7일 07시 49분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6일 오후 5시반 개막식 테이프를 끊은 뒤 14대 심수관의 안내로 40분 가량 전시 작품을 일일이 살펴보며 심씨와 귀엣말을 주고받는 등 깊은 관심을 표명. 특히 직육면체 형태의 사군자문투각향로(四君子文透角香爐)의 뚜껑을 보고 수행하던 신낙균문화관광부장관에게 “여기 촘촘히 뚫은 구멍을 보라”고 하자 신장관은 “매우 정교하고 섬세하다”고 응답.

김대통령은 또 초대 심당길의 ‘히바카리’와 12대 심수관의 ‘코끼리상’을 비롯해 ‘나에시로가와 강씨의 명화병’ 등의 작품 앞에 오래 멈춰서서 심씨에게 이모저모를 물으며 고개를 끄덕이기도.

○…김대통령은 전시장을 둘러본 뒤 김병관동아일보사회장과 심수관씨 등이 참석한 다과회에서 “21세기 문화의 세기를 맞아 문화의 힘을 이번 도예전을 통해 배워야 한다”고 역설. 김대통령은 “일본이 조선의 도예를 받아들여 세계적 명품으로 발전시킨데 비해 우리 민족의 고려분청과 조선백자는 양반 문화로 그 명맥이 끊긴 점을 반성해야 한다”며 “21세기는 문화 자체가 기간 산업이 될 것”이라고 강조. 김대통령은 또 심수관가의 4백년 도혼에 대해 “이국땅의 멸시를 딛고 문화의 힘을 통해 조선인의 긍지와 자존심을 지켜냈다”고 높이 평가.

○…도예전 개막식에 참석한 인사들은 한결같이 심수관가의 민족혼과 장인정신을 칭송. 박권상일민문화재단이사장은 이현재 학술원회장과 대화를 나누는 자리에서 “한국에 4백년간 지속되는 도예지가 있느냐”고 묻고 “작품성을 접어두고라도 이같은 얼의 계승은 깊이 새겨야 할 점”이라고 말했다.

○…전시회 개막에 앞서 6일 오후 3시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심수관씨의 강연회는 관계자 및 일반 시민 3백여명이 참석, 시종 진지한 분위기에서 진행. 특히 심씨가 자신의 아버지인 13대 심수관이 조선 도공의 예술혼과 민족의식을 지키기 위해 숱한 어려움을 겪어야 했던 일을 회고하고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을 토로하는 대목에서 청중은 모두 숙연한 모습. 이 강연회에는 황인성전총리 이대순호남대총장 김동아일보사회장 오명동아일보사사장도 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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