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석기자의 퀵 어시스트]5번째 우승 일군 현대家 농구사랑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4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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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KCC는 26일 동부를 꺾고 우승을 확정지은 뒤 이례적으로 서울 서초구 서초동 본사빌딩 지하강당에서 축하연을 열었다. 500인분의 출장 뷔페를 준비한 이 자리에는 정상영 KCC 명예회장(76)과 세 아들인 정몽진 KCC 회장, 정몽익 KCC 사장, 정몽열 KCC건설 사장을 비롯한 주요 임직원이 총출동해 다섯 번째 우승을 자축했다.

KCC의 통산 5회 우승은 2001년 농구단 인수 이전 현대 시절의 2회가 포함된 것이다. 현대 농구단의 전통을 승계한 데는 정상영 명예회장의 남다른 애정에서 비롯됐다. 정상영 명예회장은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막내 동생으로 농구를 끔찍이 사랑했던 형님의 유지를 받들었다.

정주영 명예회장은 현대 소속 남녀 소속 선수들을 자주 불러 격려하고 틈만 나면 훈련장과 경기장을 찾았다. 남북통일농구를 성사시켰고 평양에 체육관을 짓기도 했다. 정주영 명예회장은 “농구는 쉬는 사람 하나 없이 다섯 명이 모두 열심히 뛰기에 마음에 든다”고 농구예찬론을 자주 폈다. 현대 농구단에 몸담았던 남녀 선수들은 “왕회장님 덕분에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정상영 명예회장 역시 어디에 있든 KCC 농구경기를 빼놓지 않고 시청하고 선수들의 컨디션까지 일일이 챙겼다. 70대 중반의 나이에도 축하연에서 우승 기념 모자와 티셔츠 차림으로 선수들과 일일이 포옹하며 밝은 미소를 보냈다. 허재 감독이 KCC 감독에 부임해 시행착오를 겪을 때에는 오히려 “농구 스타가 지도자로도 성공할 수 있도록 힘이 돼야 한다”며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 아마추어 농구에도 관심을 기울이는 한편 농구대표팀이 마땅한 훈련 장소를 못 찾을 때는 흔쾌히 KCC 체육관을 제공하기도 했다.

KCC는 올 시즌 우승을 그 어느 때보다 목말라 했다. 농구단을 인수한 지 10주년이 되는 데다 정주영 명예회장의 10주기가 되는 해였기 때문이다. KCC가 단기간에 새로운 농구 명문 구단으로 떠오른 데는 남다른 이유가 있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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