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리더 인터뷰]“민주적이고 수평적인 사법행정으로 신뢰받는 법원 만들겠다”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4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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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봉기 대구지법원장

손봉기 대구지방법원장은 19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국민들이 기대하는 법원, 든든하고 신뢰받고 반가운 법원이 되도록 사법행정의 책임자로서 재판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대구지방법원 제공


손봉기 대구지방법원장은 19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국민들이 기대하는 법원, 든든하고 신뢰받고 반가운 법원이 되도록 사법행정의 책임자로서 재판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대구지방법원 제공
“민주적이고 수평적인 사법 행정이 대구지방법원을 더 활기차고 법원다운 법원으로 만드는 데 든든한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손봉기 대구지법원장(54·사법연수원 22기)은 19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법원장 후보 추천제’ 도입에 따른 효과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올 2월 14일 취임한 손 법원장은 법원장 후보 추천제로 임명된 첫 법원장이다. 법원장 후보 추천제는 일선 법원장을 판사들이 추천하고, 그중 한 명을 대법원장이 임명하는 것이다.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이른바 사법행정권 남용 사건 이후 대법원장의 권한을 분산하고 사법행정의 민주성을 강화하기 위해 법원행정처가 지난해 말 대구지법과 의정부지법에 시범 실시하기로 했다.

의정부지법은 단수 추천한 후보가 임명되지 않아 대구지법이 처음이자 유일한 사례가 됐다.

손 법원장의 임명은 그야말로 파격이었다. 같이 임명된 다른 지방법원장들보다 연수원 5, 6기수 정도 아래였기 때문이다. 손 법원장은 동료 법관은 물론이고 지역 법조계에서 신망이 두텁다.

2013, 2014년 대구지방변호사회가 뽑은 우수 법관에 선정되기도 했다. 당시 “소송 상황을 쉽게 설명하는 등 원만하게 소통하며 쟁점별 주장 정리를 통해 모범적으로 재판을 진행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임명 소식을 들었을 때의 소감을 묻자 그는 “선후배 동료 법관들로부터 과분하게 좋은 평가를 받아 마음이 무거웠다”면서도 “부족한 부분을 성실함으로 채워서 법원장으로서의 역할을 잘 수행해야겠다는 사명감과 간절함이 떠올랐다”고 말했다.

손 법원장이 취임한 이후 대구지법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올 2월 말부터 일부 재판부에 부장판사 3명으로 구성된 경력 대등재판부를 도입했다. 더 좋은 재판을 이끌어내기 위해 경력이 비슷한 부장판사들이 치열한 토론과 협의를 거쳐 소통의 결과를 만들어내고 있다.

지난달부터는 직급별 판사회의에서 선출한 법관들로 구성한 법관 사무 분담위원회를 통해 법관들의 업무를 정하고 있다. 이전까지는 법원장이 사무 분담을 결정해 왔지만 법관들이 직접 참여하는 민주적인 절차를 통해 업무를 분담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 25일에는 전체 판사회의를 열어 법조 경력 20년 미만의 부장판사가 영장당직 업무를 분담하기로 했다.

기존 법조 경력 15년 미만의 단독판사와 배석판사만 담당했던 평일 야간과 토요일, 일요일, 공휴일 영장당직 업무의 부담을 덜기 위한 조치다.

손 법원장은 “사법행정을 담당하는 법관과 직원들의 동료로서 수평적이고 민주적인 사법행정을 구현하기 위해 늘 마음을 열고 귀를 기울이겠다”며 “법원 구성원들이 당당하게 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든든한 울타리가 되겠다”고 말했다.

법원장 후보 추천제에 대해서는 “인사권자가 법원장을 임명하는 기존 방식보다 더 우수하다고 단정하긴 어렵다”면서도 “단 한 번의 시도로 끝나지 않고 계속 발전시켜 더 좋은 결론을 이끌어 낼 수 있도록 마중물 역할을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손 법원장은 인터뷰 내내 ‘법원다움’을 강조했다. 최근 사법부 안팎의 불신과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도 법원이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하는 법원다움의 회복을 제시했다.

“법원은 누구나 자기의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 곳, 자기의 억울함을 마지막으로 호소할 수 있는 곳, 그 호소에 귀 기울여 주는 곳입니다. 정의로운 판단과 사심 없는 공정한 재판을 통해 국민이 신뢰하고 누구나 공감하는 법원다운 법원을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박광일 기자 light1@donga.com
#파워리더#손봉기#법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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