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웅의 SNS 민심]한 달도 안남았는데… 지방선거 ‘잠잠’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5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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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
6·13지방선거가 한 달도 채 남지 않았다. 하지만 열기를 느끼기가 쉽지 않다. 실제 온라인에서 ‘지방선거’ 단어의 검색 빈도 흐름을 살펴보면 매우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2014년 6월 지방선거에서는 비슷한 시기에 검색량이 급격히 늘어나기 시작했다.

현재의 무관심이 관심으로 이어지려면 시간이 훨씬 더 흘러야 할 것 같다. 2014년 지방선거가 세월호 참사 발생 직후에 실시되었기에 분위기가 상당히 차분했다는 점을 상기하면 지금 분위기는 그야말로 얼어붙어 있다고 해야 할 수준이다.

왜일까? 아마도 대중의 관심을 사로잡는 선거 이외의 다른 사안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4·27 남북 정상회담과 6월 12일로 예정된 북-미 정상회담이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바쁜 현대인들의 ‘관심’은 결코 무한하지 않다. 어느 하나에 소비되면 다른 이슈에 쏟는 관심의 양은 줄어들기 마련이다.

4월 30일부터 5월 14일까지 온라인상 ‘지방선거’ 포함 문서에서 이슈 관련 단어들을 살펴보면, ‘경제’가 가장 높긴 했지만 상위권에 ‘남북 정상회담’, ‘북-미 정상회담’, ‘판문점’ 등 한반도 정세 변화와 관련한 사안들이 포진해 있어 지방선거 국면을 강하게 지배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드루킹’과 ‘특검’도 제법 높게 거론되고는 있으나 ‘여론조사’, ‘지지율’ 등에 그다지 반영되고 있지는 않다.

선거에서 각 정당과 후보들의 정책적 이슈가 될 수 있는 ‘교육’, ‘부동산’, ‘문화’, ‘청년’, ‘민생’, ‘여성’ 등은 눈에 띄긴 하지만 ‘정상회담’이라는 초대형 이슈보다는 순위가 떨어져 있다.

여론조사에서도 남북 정상회담이 이번 지방선거와 관련한 주요한 사안으로 부상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남북 정상회담이 지방선거에 영향을 줄지 물었는데 무려 77%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답했다(서울신문, 메트릭스·5월 10일).

냉랭한 상황이지만, 그나마 관심을 받고 있는 광역자치단체장 선거는 어디일까. ‘지방선거’와 함께 거론되는 지역을 살펴보면 ‘서울’과 ‘경남’이 비슷한 수준이었고, ‘경기’가 뒤를 이었다. 서울시장 선거는 유권자도 많은 지역이고 각 당이 자존심을 걸고 싸우는 상징성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서울과 거의 같은 수준으로 ‘경남’이 거론되고 있는 것은 경남지사 선거가 그만큼 이번 지방선거의 핵심 승부처로 부상했음을 보여준다.

선거 기간은 주민의 삶을 개선할 정책과 인물들의 경쟁의 장이 되어야 한다. 각 정당과 후보들이 대형 이슈에만 기대거나 숨는 것은 유권자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 남은 기간, 환경적 제약 속에서도 어떻게 하면 주민의 생활을 나아지게 할 것인지를 놓고 치열하게 대결해 주길 기대한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
#6·13 지방선거#남북 정상회담#여론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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