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우크라 스캔들’ 최초 고발자 어떻게 신변보호되고 있나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0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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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꼭 숨겨라”… 美민주당, 얼굴 가리거나 음성변조 검토
신원 밝혀지면 트럼프의 공격 우려, 의회 아닌 제3의 증언 장소도 고려
前네이비실 요원까지 경호 자청

미 중앙정보국(CIA) 요원으로 추정되는 우크라이나 스캔들 의혹의 최초 고발자는 현재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하원의 탄핵 조사를 주도하고 있는 야당 민주당은 현재 이 고발자의 신변 보호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7일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민주당은 그의 신원 노출을 막기 위해 워싱턴 의회가 아닌 제3의 장소에서 증언을 듣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 이 외에도 증언 장소에 가림막을 설치해 그의 얼굴을 보지 못한 채 음성만 듣거나, 그의 목소리를 변조하거나, 비디오카메라 등을 사용해 그의 얼굴을 흐리게 하는 방식 등 다양한 방안을 논의 중이다. 이 제3의 장소에 대한 외부인의 출입을 엄격히 통제하고 증언을 들을 수 있는 대상도 제한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고발자의 신원 노출 차단에 나선 이유를 두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나 공화당이 그를 공격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WP는 이 고발자를 변호하는 앤드루 바카즈 변호사가 최근 조지프 매과이어 국가정보국장(DNI) 대행에게 변호인의 신변 안전을 우려하는 서한까지 보냈다고 전했다. ‘특정인들이 고객 신원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5만 달러(약 6000만 원)의 상금을 걸었다’는 이유에서다. 그의 하원 증언 날짜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늦어도 몇 주 안에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이 장악한 하원과 달리 공화당이 다수인 상원도 이 고발자의 증언 청취를 계획하고 있다. 다만 상원에서의 증언이 이뤄지면 그의 신원이 드러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공화·사우스캐롤라이나)은 “고발자가 공개 석상에서 선서를 한 후 신문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래야 증인과 증언의 신뢰성을 보장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이 고발자는 연방정부의 엄중한 보호를 받고 있다. CNN은 7일 “그가 여전히 출근하고 있으며 외출 등 일상생활도 유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심지어 해군 특수부대 ‘네이비 실’의 전직 요원 중 일부는 “그를 경호하겠다”며 자발적 보호에 나섰다고도 덧붙였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그의 신원을 아는 사람은 9명이다. 이 중 2명은 그의 변호사, 6명은 그가 백악관에서 파견 근무할 당시의 백악관 동료들, 1명은 하원 정보위원회의 민주당 보좌관이다. 이 고발자는 지난달 중순 고발장을 최초로 제출하기 전 이 보좌관을 먼저 만났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과 내부고발자가 공모했다. 탄핵 조사는 정당하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트럼프#우크라이나 스캔들#탄핵#내부고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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