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널리스트의 마켓뷰]美中 무역전쟁 휴전, 철강株에 청신호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2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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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재승 삼성증권 책임연구위원
백재승 삼성증권 책임연구위원
올해 증시에서 국내 철강업종은 실적과 주가 간의 괴리가 컸다. 포스코는 올 3분기(7∼9월) 2011년 2분기 이후 최고 수준의 영업이익을 낼 만큼 실적이 좋았지만 주가는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주가 하락의 가장 큰 이유는 철강 수요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글로벌 철강 수요의 절반가량을 중국이 차지하고 있는데 미중 무역분쟁이 심화되면서 중국 경기 둔화 우려가 커졌다.

철강업종이 반등하려면 중국의 경기 둔화, 미국의 금리 인상, 미중 무역분쟁 등의 불확실성이 해소돼야 한다. 투자자들은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정책을 가장 주목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계획대로라면 재정정책을 통해 인프라 투자가 확대되는 시점은 내년 상반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미 경기 둔화 우려가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된 상황에서 중국 경기 지표가 개선되면 국내 철강업체들의 주가도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아직은 중국의 재정정책 확대가 거시경제 지표에는 크게 반영되지 않고 있다. 이는 디레버리징(부채 축소)과 재정 확대라는 다소 상반된 경제정책에서 균형을 찾으려는 중국 정부의 노력이 아직 애매한 결과를 낳고 있기 때문이다. 또 중국의 재정 확대는 경기가 크게 위축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방어적 성격을 띠기 때문에 이것만으로 철강 수요에 대한 장밋빛 전망을 그릴 수는 없다.

하지만 다행히도 미중 정상회담에서 양국은 내년부터 예정됐던 관세 추가 부과를 90일간 유예하기로 합의했다. 추가 협상을 통해 미중 무역분쟁이 더욱 완화될지는 더 지켜봐야 하지만 더 큰 충돌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것만으로도 철강업종에는 긍정적인 결과로 작용할 것이다.

중국 이외의 글로벌 시장으로 시야를 넓혀볼 필요도 있다. 글로벌 철강업 전반의 수급 흐름은 최근 2, 3년보다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 인도는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철강 생산설비 확장 계획을 갖고 있다. 이는 인도 철강 수요 증가에 대한 자신감의 표출이다. 인도 시장 확대에 따른 수혜 기업들을 찾아볼 필요가 있다.

올해 초 미국의 철강제품 관세 부과로 피해를 본 글로벌 철강기업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과거 1년 9개월 만에 관세를 철회했던 사례를 볼 때 철강 제품 관세는 내년 하반기쯤 철회될 가능성이 있다.

내년은 철강업종의 불확실성이 줄어드는 한 해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안개가 걷힌 후 보이는 길이 오르막일지 내리막일지는 알 수 없지만 최소한 그 안개가 사라진 것만으로도 철강업종의 투자 매력은 더 커질 것이다.

백재승 삼성증권 책임연구위원
#미중 무역전쟁#증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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