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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ose Up]현대차-기아차 두 여성 임원의 ‘글로벌 마케팅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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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ose Up]현대차-기아차 두 여성 임원의 ‘글로벌 마케팅 전략’

동아일보입력 2013-06-18 03:00수정 2013-06-18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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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동차회사는 남성적 이미지가 강한 편이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는 더 그렇다. 최명화 현대차 상무(48·마케팅전략실장)와 채양선 기아차 전무(46·마케팅사업부장)의 존재감이 특별하게 다가오는 이유다. 최 상무와 채 전무는 각각 현대차(400명)와 기아차(165명) 임원 중 유일한 여성이다. 현대·기아차의 마케팅 및 브랜드 전략을 이끄는 두 사람을 최근 서울 서초구 양재동 본사 집무실에서 만났다. 이들은 한목소리로 “자동차 회사에 들어온 것 자체가 내겐 새로운 도전”이라며 “남성적인 면만 강조됐던 브랜드 이미지에 여성의 감성을 불어넣는 균형자적 역할이 우리가 할 일”이라고 말했다. 》

최명화 현대차 상무는 “마케팅은 인더스트리를 파괴해야 한다”며 “모바일의 경험을 자동차 안에서도 경험하도록 해야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그룹 제공
▼ “가족 같은 현대차” ▼

“현대자동차는 ‘모던 프리미엄’ 브랜드를 지향합니다. 현대는 비싸고 사치스러운 자동차가 아니에요. 동급의 차량 중에서, 또 고객들이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높은 가치를 제공하는 게 모던 프리미엄의 핵심입니다.”


최명화 현대차 마케팅전략실장(상무)은 12일 “현대차는 이미 품질 측면에서는 글로벌 시장에서 검증받았다”며 “이제는 브랜드로서도 인정받을 때가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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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상무는 현대차 제네시스가 2009년 미국 ‘JD파워’의 신차 품질조사(IQS)에서 중형 프리미엄 세단 부문 1위를 차지한 뒤 회사는 중요한 전환기를 맞았다고 소개했다. 1976년 포니 수출로 시작한 현대차는 그동안 글로벌 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하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해 왔다. 세계 최대 자동차시장인 미국에서 품질을 인정받은 뒤부터 ‘값싼 차’가 아닌 ‘좋은 차’로 인식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는 “제품의 품질은 일종의 ‘티켓 투 플레이’(경쟁할 수 있는 기본 요건)다”라며 “현대차는 2009년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글로벌 경쟁에 뛰어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자동차시장은 매년 10만 대 이상을 판매하는 자동차 브랜드가 28개나 될 정도로 치열한 각축전이 벌어지고 있다. 최 상무는 이런 전쟁터에서 살아남으려면 현대차만의 고유한 브랜드 이미지가 하루 빨리 고객에게 각인돼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는 “우리의 목표는 가장 차를 많이 파는 브랜드가 아닌 가장 사랑받는 브랜드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 상무는 “고객들에게 ‘최고의 경험’을 제공하려면 애플의 혁신적 이미지, 구글의 절대적 가치, P&G의 소비자 중심 생각 등을 모두 재해석해 현대차만의 DNA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제품의 중심은 여전히 품질”이라며 “브랜드나 마케팅 강화가 핵심역량의 ‘시프트(전환)’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고 못 박았다.

최 상무는 글로벌 컨설팅업체인 매킨지 출신으로 LG전자와 두산그룹에서 마케팅 및 브랜드 전략을 짜 왔다. 지난해 8월 현대차로 자리를 옮기면서 이 회사의 유일한 여성 임원이 됐다. 그는 “최근 자동차시장에서 여성 고객의 영향력이 점차 커지고 있다”며 “차라는 남성적인 제품에 여성적 감성을 불어넣는 게 나의 또 다른 역할”이라고 말했다.

그는 마케팅의 기본이 ‘소비자 인식을 뛰어넘는 것’이 아닌 ‘소비자 인식을 다루는 것’이라는 지론을 갖고 있다. 그래서 늘 현장에서 아이디어를 찾는다.

“사람들은 많은 시간을 자동차와 함께하죠. 출퇴근도 하지만 가족과 함께 여행을 떠나기도 하고요. 카 오디오를 통해 흘러나오는 음악이 울적한 기분을 달래준 경험도 다들 있지 않나요? 자동차회사가 만드는 것은 제품이 아니라 ‘삶의 일부’입니다.”

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채양선 기아차 전무는 “마케팅은 제품을 판매한 시점부터 시작된다”며 “차를 산 고객들이 우리 브랜드 지지자가 될 수 있도록 만드는 게 기아차 마케팅 전략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현대자동차그룹 제공
▼ “연인 같은 기아차” ▼

“사람들은 상품과 브랜드를 함께 삽니다. 브랜드가 가진 스토리에 호기심을 갖고, 그 브랜드만의 독특한 매력에 빠지기도 하죠. 기아자동차도 이제 그런 브랜드 이미지를 갖기 시작했습니다.”

2010년 4월 채양선 기아차 마케팅사업부장(전무)이 영입된 후 3년간 회사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기아차는 지난해 글로벌 브랜드컨설팅회사인 인터브랜드가 발표한 세계 100대 브랜드에 처음 진입했다. 순위는 87위로 스타벅스(88위)와 랠프 로런(91위)보다 높았다. 자동차 라인업이 바뀌었고 전 세계에 설치된 쇼룸은 고급스럽게 새로 단장했다.

채 전무는 13일 “2008년부터 이어진 기아차의 혁명적인 변화와 함께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도 높은 평가를 받은 것 같다”며 “기아차는 확실히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가 정의한 기아차의 타깃은 ‘마음이 젊은 사람들’이다. 20대든 60대든 생각이 젊고 능동적인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대상이 된다. 그는 “기아차는 해외시장에서는 최근에야 두각을 나타냈기에 독일이나 일본 브랜드에 비해 ‘젊고 신선한 브랜드’로 인식된다”며 “클래식한 이미지보다는 젊고 활기찬 이미지를 부각하는 마케팅 전략을 짜고 있다”고 말했다.

채 전무는 기아차에 둥지를 틀기 전 글로벌 화장품 브랜드인 로레알 본사(파리)의 랑콤 담당 부사장으로 일했다. 화장품과 자동차는 전혀 다른 특성을 지닌 상품이다. 화장품 회사에서의 오랜 경험이 자동차 마케팅에 어떤 도움이 됐을까.

채 전무는 초년병 시절의 경험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그는 로레알 본사에 입사한 첫해부터 경차에 샴푸를 가득 싣고 직접 운전을 하고 슈퍼마켓을 돌았다고 했다. 자신이 가져간 상품을 좀 더 좋은 공간에 진열하기 위해 슈퍼마켓 점주들과 피 말리는 협상을 벌여야 했다.

채 전무는 “소비자 입장에서 생각하면 아무리 복잡한 문제도 단순 명쾌해진다”며 “16년 동안 로레알에서 소비자 중심의 시각을 익힌 것이 기아차로 온 뒤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로레알은 훌륭한 마케팅 사관학교인 셈”이라고 귀띔했다. 그는 지금도 사무실에서 받아보는 소비자조사에만 의존하지 않는다. 수시로 아이디어를 찾으러 회사 밖으로 나간다. 수입차 쇼룸은 기본이고, 디지털 브랜드의 체험관이나 패션 거리도 그에겐 훌륭한 참고서다.

채 전무로서도 자동차회사로의 업종 전환은 큰 도전이었다. 그는 “과감하게 도전해야 개인적으로 더 많이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자동차회사에서 여성의 역할이 점점 커질 것이라는 판단도 이직 결정을 내리는 데 적잖게 작용했다.

“자동차는 때로는 사랑에 빠진 연인 같은 존재잖아요. 감성이 강한 여성들의 오감이나 사람들의 취향을 꿰뚫는 민감한 눈이 자동차 마케팅에 분명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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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기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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