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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 1조달러 시대 성장 코리아의 신화]<1>미래 내다본 전략적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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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 1조달러 시대 성장 코리아의 신화]<1>미래 내다본 전략적 투자

동아일보입력 2011-11-07 03:00수정 2011-11-10 0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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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신뢰… 가전-반도체-섬유 이유있는 독주 브라질에서 가장 인기 있는 가전제품 브랜드를 물으면 대부분은 “엘리제”를 외친다. 생소한 이름인 것 같지만 실은 LG의 브라질식 발음이다.

올해 3월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열린 ‘2011 LG전자 신제품 발표회’에는 특별한 손님이 참석했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브라질 대통령이었다. 그가 지난해 말 퇴임한 뒤 기업 행사에 모습을 드러낸 건 이때가 처음이었다. 편광안경을 쓰고 LG의 ‘시네마 3D TV’를 본 그는 “LG의 첨단기술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LG의 현지 위상을 단적으로 보여준 장면이었다.

○ 브라질의 국민 브랜드 엘리제(LG)


1995년 브라질에 발을 내디딘 LG가 불과 16년 만에 현지 가전시장에서 압도적 1위를 달리는 국민 브랜드가 된 것은 우연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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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이 1999년 외환위기를 겪으며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에 들어가자 일본의 소니 등 외국 기업들은 서둘러 현지사업을 접었다. 하지만 북동부 마나우스의 밀림 한복판에 공장을 짓고 갓 사업을 시작한 LG는 거꾸로 어려운 시기를 브라질 국민과 함께하는 길을 택했다. 2001년부터는 명문 축구클럽인 상파울루FC를 후원하며 현지인들의 가슴 속으로 파고들었다.

물론 이런 감성적 접근의 저변에는 기술력이 기본으로 깔려 있었다. LG전자는 2007년 모토로라와 노키아가 주름 잡고 있던 브라질 휴대전화 시장에서 ‘초콜릿폰’과 ‘샤인폰’을 잇달아 히트시키면서 프리미엄 휴대전화라는 명성을 얻었다. LG전자 브라질 법인은 기술력에 대한 자부심을 바탕으로 2004년부터 중남미 바이어를 대상으로 하는 전략제품 설명회를 열고 있다.

그 결과 LG는 지난해 액정표시장치(LCD) TV와 플라스마디스플레이패널(PDP) TV가 각각 26.8%와 60.6%로 브라질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한 것을 비롯해 모니터, 홈시어터 등 거의 모든 가전제품 분야에서 수위를 차지했다. 이호 상파울루 LG전자 브라질법인장은 “인구 2억 명의 브라질은 LG에 ‘제2의 내수시장’”이라며 “경쟁사가 따라올 수 없는 현지밀착형 마케팅으로 프리미엄 브랜드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 메모리 반도체로 독주하는 삼성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미 가전시장에서 일본 업체들을 따돌리고 세계시장을 휩쓸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GFK에 따르면 이머징 마켓인 서남아시아, 중동, 아프리카, 남미 및 독립국가연합(CIS) 지역에서 삼성은 평판TV 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 해당 지역들에서 삼성과 2위 업체인 LG의 시장점유율 합계는 50%가 넘는다.

이들이 선전하는 비결은 미래를 내다본 전략적 투자 덕분이다. 일찍이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를 늘리고, 연구개발(R&D)에 꾸준히 투자해 ‘싸구려 하청 제품’ 이미지를 벗어난 것이다.

R&D가 핵심인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는 삼성의 독주가 시작된 지 오래다. D램과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삼성은 글로벌 시장 점유율 30%대를 기록하며 D램은 1992년, 낸드플래시는 2002년 이후 줄곧 1위를 수성해왔다. 반도체 가격이 최근 약세를 보이며 수익성이 하락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이를 계기로 탈락업체들이 생겨나면 오히려 삼성의 시장 지배력이 더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은 지난달 갤럭시S와 갤럭시S2의 누적 판매량 3000만 대를 넘기며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리딩 업체로 떠올랐다. 지난해 2분기(4∼6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5위에 그쳤지만 불과 1년여 만인 올해 3분기에는 애플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선 것이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올 3분기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2780만 대를 출하해 1710만 대에 그친 애플을 크게 따돌렸다.

○ ‘섬유 강국’ 지켜낸 신원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서 2차로 고속도로를 30분가량, 이어 흙먼지 날리는 신작로를 30분가량 달리면 타이응우옌 지역의 허허벌판에 거대한 공장이 나타난다. 신원 에벤에셀의 최신식 공장이다. 이곳에서는 4200명의 현지인이 고급 의류를 만들고 있었다.

신원은 이곳에서 갭, 아메리칸이글, H&M 같은 유명 의류를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생산하거나, 월마트, 메이시 같은 대형 유통회사에 자체 브랜드 의류를 납품하며 섬유수출 강국의 명성을 잇고 있다.

1970, 80년대 한국의 수출을 주도했던 섬유·의류산업은 1990년대 들어 급등하는 인건비와 개발도상국의 저가 공세 탓에 해외로 빠져 나가기 시작했다. 신원도 저임금 현장을 발 빠르게 찾아 움직였다. 1991년 인도네시아를 시작으로 2003년 중국 칭다오, 1997년 과테말라, 2002년 베트남 빈푹, 2009년 타이응우옌에 잇달아 대규모 공장을 지었다.

특히 2500만 달러를 투자해 80개의 생산라인을 구축한 타이응우옌의 베트남 제2공장에는 올해 초 구인 당시 하루 250명이 면접을 보러 올 만큼 제조인력이 넘친다. 직원들의 숙련도가 본궤도에 오르는 2013년에는 연간 1억 달러어치 수출을 달성한 뒤 매년 20% 이상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임채용 베트남법인장은 “앞으로는 직접 디자인까지 해서 제조자설계생산(ODM) 방식 수출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상파울루=전성철 기자 dawn@donga.com  
하노이=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 이런 현실… 中, 가전분야서도 한국 턱밑까지 추격


철광석 무연탄 오징어 흑연 돼지털…. 1960년대 우리나라의 대표 수출 품목이다. 1970년대에는 섬유 신발 같은 경공업 제품이, 80년대에는 의류 철강 선박이, 90년대에는 가전제품 자동차 반도체 업종이 한국의 경제 성장을 이끌었다.

하지만 이 제품군 중 상당수가 값싼 노동력을 내세운 중국 베트남 등 후발국들의 저가 공세로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

섬유산업은 1970년대만 해도 우리나라 수출비중의 30%를 차지하는 ‘효자산업’이었다. 1987년에는 단일 업종으로는 최초로 수출 100억 달러를 달성하기도 했지만 1990년대 중반부터 설비투자가 축소되고 생산량도 줄어드는 추세다. 우리나라 섬유 수출은 2000년 187억7000만 달러에서 2009년 116억3000만 달러로 줄어들었다.

한국의 주요 수출 품목 중 하나인 가전제품 분야에서도 중국이 바짝 추격해오고 있다.

현재 중국 가전업체 하이얼은 지난해 세계 냉장고 시장 점유율(13%) 1위, 세탁기 시장 점유율(9%) 2위를 차지할 정도로 백색가전 분야의 글로벌 업체로 성장했다. 과거 한국 경제를 이끌던 산업만으론 중국 등 후발 국가들과 경쟁하기가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
○ 이런 대안… 아이폰처럼 깜짝 놀랄 제품 만들어야

교수(사진)는 중국산 저가 상품이 따라올 수 없는 ‘창조적 제품 개발’을 핵심 과제로 지적했다. 단순히 ‘값 싸고 질 좋은 제품’을 만들던 데서 벗어나 새로운 발상으로 세계 시장에 접근해야 한다는 의미다.

안 교수는 “중국산 저가 제품과 가격 경쟁을 벌이거나 오로지 기술력 하나만으로 승부하던 시대는 지났다”고 강조했다. 노동력 기술력으로만 승부한다면 후발주자들에 따라 잡힐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1조 달러 시대를 넘어 2조 달러 신화를 창출하려면 애플의 ‘아이폰’처럼 세상이 놀랄 만한 창조적 제품을 내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안 교수는 젊은 인재들이 벤처와 중소기업으로도 갈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하고, 창의적 제품을 내놓는 중소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정부와 대기업이 ‘동반성장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섬유산업이 사양산업이라고 하지만 창의적 브랜드나 디자인을 많이 만들면 기대 이상의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며 “새로운 산업을 일구는 것은 물론이고 기존 사양산업으로 분류됐던 산업에서도 어떻게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장선희 기자 sun1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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