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문 이렇게 뚫었죠]신한은행 입사한 송유원 씨

  • 입력 2009년 5월 7일 02시 56분


140 대 1의 경쟁을 뚫고 올해 3월 신한은행에 입사한 송유원 씨. 현재 서울 중구 서소문지점에 근무하는 그는 “토익이나 자격증에 매달려 도서관에 앉아 있기보다 여러 현장에서 생생한 경험을 쌓으며 자신이 즐길 수 있는 일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김미옥  기자
140 대 1의 경쟁을 뚫고 올해 3월 신한은행에 입사한 송유원 씨. 현재 서울 중구 서소문지점에 근무하는 그는 “토익이나 자격증에 매달려 도서관에 앉아 있기보다 여러 현장에서 생생한 경험을 쌓으며 자신이 즐길 수 있는 일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김미옥 기자
‘평생직장’아닌‘평생직무’찾아

부동산 전문 금융인 향해 돌진, 인턴은 물론 농지매매도 참여

지난해 말 실시된 신한은행 신입사원 채용 1차 실무자 면접에는 ‘롤플레잉(역할극) 방식’이 도입됐다. 영업점처럼 꾸민 면접장에서 지원자들은 은행 직원의 역할을 맡아 면접관을 고객으로 맞았다.

지원자 송유원 씨(27)에게 면접관은 도장, 관련 서류 등을 전혀 준비하지 않은 채 자녀의 통장을 만들어 달라고 요구했다. 송 씨는 대형마트 매장에서 인턴을 하며 익힌 고객 응대 방식을 떠올리며 “어떤 이유로 통장을 개설하려 하느냐”는 말로 대화를 풀어나갔다. 이어서 통장 개설에 필요한 서류가 무엇이고, 어떻게 하면 서류를 쉽게 발급받을 수 있는지 등을 자세히 설명했다.

토익 800점, 평균학점 3.98점에 운전면허증 외에 아무런 자격증이 없는 송 씨는 140 대 1의 경쟁을 뚫고 올해 3월 신한은행에 입사했다. 송 씨는 “부동산에 특화된 금융 전문가가 되겠다는 목표를 세운 뒤 도전적으로 다양하고 실용적인 경험을 쌓은 게 적중한 것 같다”고 말했다.

○ 다양한 경험 통해 자신감 길러

송 씨는 지방대 공대를 한 학기만 다니고 군에 입대했다. 제대한 뒤 2005년 서울시립대 경영학과에 다시 입학했다. 군 복무를 하며 ‘고객들의 자산을 종합 관리하는 금융인이 되겠다’는 목표를 세웠기 때문이다. 꿈을 이루기 위해 1학년 때부터 각종 금융 공모전과 은행 대학생 홍보대사 등에 잇달아 도전했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그는 “실패를 거듭한 뒤 여러 가지 경험을 해보면서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을 찾는 게 급선무라고 판단했다”면서 “그때부터 인턴, 아르바이트, 봉사활동, 학교의 연수 프로그램 등을 가리지 않고 도전했다”고 말했다. 그는 대형마트 인턴, 미국 시카고 재판소 홍보부 인턴, 외환 관련 리서치회사의 인턴, 외환딜러 교육과정 수료, 몽골 봉사활동 등을 거쳤다.

송 씨는 “각종 경험을 통해 팀워크, 자신감, 도전 정신을 자연스럽게 길렀다”며 “1학년 때부터 여러 차례 자기소개서를 쓰고 면접을 하다 보니 실제 입사 준비는 물론 미래 계획을 구체적으로 세우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 T자형 인재가 되기 위한 준비

서울에 문을 여는 아파트 모델하우스는 모두 찾아다닐 정도로 부동산에 관심이 많던 송 씨는 다양한 경험을 거치면서 ‘부동산에 특화된 금융인’이 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와 함께 전문가로서의 깊이(I)와 여러 분야를 아우르는 통찰력(―)을 갖춘 ‘T자형 인재’가 되겠다는 구체적인 계획을 세웠다. 이를 위해 전공인 경영학 외에 민법, 세법, 부동산학, 건축학에 이르기까지 부동산 관련 수업을 찾아서 수강했다. 부동산 재테크 저서를 준비하는 교수를 도와 책을 펴내는 데 참여하기도 했다. 아파트는 물론이고 근린생활시설, 농지 매매도 직접 하며 실무 경험을 쌓았다.

그는 “자기소개서와 면접에서 부동산과 관련한 관심과 경험을 강조하며 입사 후 신한은행만의 ‘부동산 지수’를 개발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며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이고, 이에 대비해 얼마나 체계적으로 준비했는지 보여주는 게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송 씨는 이런 준비 못지않게 신한은행에 꼭 취업하겠다는 의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은행에 입사한 선배를 무작정 찾아가서 상담한 것은 물론이고 신한은행과 관련된 책은 모두 사서 읽으며 철저하게 분석했다. 그는 “‘평생직장’보다 ‘평생직무’를 찾는다는 마음으로 취업을 준비하면 토익이나 자격증은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면서 “도서관 대신 현장에서 공부하며 자신의 가능성을 키우라”고 취업 준비생들에게 조언했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인사담당자가 말하는 합격 요인

―학점과 어학성적은 지원자 평균 수준이었지만 각종 인턴·아르바이트 경험, 몽골 봉사활동 등 구체적 경험을 통해 신한은행의 인재상과 부합하는 본인의 강점을 잘 표현했음.

―부동산 전문가가 되겠다는 포부를 갖고 입사를 위해 체계적으로 준비한 과정이 높은 평가를 받았음.

―신한은행에 대한 철저한 사전 정보수집 및 면접 준비가 높은 점수를 받았음.

―면접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책임감, 주도성, 입사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여주었음. 문제에 대한 이해도와 메시지 전달 능력이 뛰어났음.

신한은행은 어떤 회사

총자산 249조로 국내 은행 2위… ‘금융 사관학교’ 별칭

1982년 자본금 250억 원, 점포 3개로 출발한 신한은행은 2006년 조흥은행과의 통합 등을 거치면서 2008년 말 현재 총자산 249조 원, 직원 1만926명, 지점 1025개 등으로 국내 2위의 대형 우량은행으로 자리매김했다.

국내 최초로 자동입출금기(ATM)와 인터넷뱅킹을 도입하며 리테일 뱅킹의 선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 1인당 생산성 최고 은행, 금융사관학교로 불리는 신한은행은 특유의 멘터링 제도로 선후배 간 교육을 하고 있으며, 철저한 실적 중심의 평가 시스템으로 인재를 육성하고 있다.

신한은행의 인재상은 △정직과 신뢰를 바탕으로 고객에게 믿음을 주는 믿음직한 파트너 △프로 의식을 갖춘 최고의 금융 전문인 △훌륭한 팀워크로 높은 성과를 창출하는 시너지 창조인 △창의와 열정으로 미래를 개척하는 열정적 혁신가이다. 신입사원은 서류전형과 인·적성 필기시험, 1차 실무진 면접, 2차 임원 면접을 거쳐 선발된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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