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전 재테크]럭셔리 펀드, 네게 끌리는 걸 어쩌겠니

  • 입력 2007년 4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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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서울 명동 거리에 나섰습니다. 이날 명동 산책은 ‘봄맞이 은행 쇼핑’이라는 다소 의도된 것이었습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금융 분야를 취재하다 보니 명동 거리에서 식당이나 옷가게보다 은행들이 더 눈에 띕니다.

○‘여자들이 진짜로 원하는 것’

은행에 들어서니 각종 금융상품 소개서가 진열돼 있습니다. 펀드와 예금도 있지만 카드상품이 많습니다. ‘여성을 위하여’란 문구도 여럿 됩니다.

기자는 그동안 신용카드의 부가 혜택에 큰 관심을 갖지 않았습니다. 최근 카드 결제 금액에 따라 항공사 마일리지가 적립되는 카드를 발급받은 게 ‘카드 재테크’의 전부였습니다. 그런데 카드상품 윈도쇼핑을 해 보니 욕심이 나는 상품들이 있더군요.

하나은행의 ‘하나 커피빈 카드’는 커피전문점 커피빈의 15% 할인 서비스가 있어 커피를 물보다 많이 마시는 제게는 반가운 소식이었습니다. 남자들은 잘 몰라도 여자들에겐 인기 있는 예쁜 비누가게 ‘러쉬’의 10% 할인 혜택도 있습니다.

신한카드의 ‘신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카드’는 농구 야구 축구 등 프로경기 입장권에 50% 할인 혜택을 얹어 줍니다. 구단 로고가 박힌 카드 디자인도 마음에 듭니다.

카드회사 분들께 귀띔해 드리고 싶습니다. 여성 고객을 잡으려면 최고급 미장원과 손잡으세요. 고객으로선 중간 수준의 가맹점 여럿보다 최고급 가맹점 하나가 낫습니다. 또 여성은 무조건 귀엽고 예쁜 것만 좋아할 거라는 선입견도 버려 주세요. 남성 못지않은 스포츠광(狂)이 얼마나 많은데요.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

은행들을 다니다 보니 두 달 전 생애 처음으로 가입한 2개의 적립식 펀드가 떠올랐습니다. 이 펀드들만 생각하면 늘 가슴이 답답했습니다.

수익률이 낮아서가 아닙니다. 어떻게 수익률을 확인하는지 몰랐기 때문입니다. 지난달에는 자동이체 통장에 돈을 넣는 것도 깜빡해 펀드 계좌로 돈이 안 들어가기도 했습니다.

기자는 국내 주식형 펀드와 해외 리츠 펀드에 가입해 각각 10만 원을 넣은 바 있습니다.

재테크 공부가 목적이었지만 한심한 ‘묻지 마’ 투자였습니다. 해외 부동산에 투자하는 리츠 상품이 막연히 멋있어 보였습니다.

펀드를 구입했던 하나은행에 문의해 이 은행 인터넷 사이트의 ‘펀드 해지 예상조회’를 클릭 했습니다. 기자의 국내 주식형 펀드는 10만 원 원금에서 3796원이 불어나 3.8%의 누적 수익률이 났습니다. 하지만 2656원의 중도해지 수수료를 내면 1140원만 챙길 수 있더군요. 해외 리츠 펀드는 4548원 손해 보고 있었습니다.

재테크에 밝은 주위 사람들은 제게 펀드평가사 ‘제로인’이 운영하는 ‘펀드 닥터’란 인터넷 사이트를 부지런히 들여다볼 것을 추천했습니다.

○‘위험을 감수하려면 아는 것이 힘’

가장 좋은 투자처는 고객 스스로 많이 아는 분야여야 한다고 합니다. 대개의 여성이 그렇듯 패션에 관심이 많은 기자는 올해 초 선보인 몇몇 럭셔리 기업 관련 펀드가 자꾸 눈에 밟혔습니다. 루이비통 브랜드를 소유한 프랑스 LVMH그룹 등에 투자하는 펀드들이죠. 오랜 세월 동안 형성된 기자의 ‘패션 본능’은 종종 럭셔리 브랜드 야심작들의 흥망성쇠를 족집게처럼 맞히기도 합니다.

이젠 억지로 해도 조금 알까 말까 한 해외 리츠 대신 이 분야를 공략해 볼까 합니다. 럭셔리 펀드를 추천하는 것이 결코 아닙니다. 여러분이 가장 좋아하고 많이 아는 분야에 투자하십사 권하는 겁니다. 욕심을 부릴 때와 버릴 때가 잘 보일 겁니다.

국내 주요 럭셔리 기업 관련 펀드
운용사펀드설정일설정액1개월 수익률
한국투신운용한국월드와이드럭셔리종류형주식P-1(C)2007년 1월 4일435억 원3.75%
우리CS자산운용우리CS글로벌럭셔리주식1클래스C12007년 2월 14일265억 원2.01%
기은SG자산운용기은SG링크럭셔리라이프스타일주식자C12007년 2월 20일365억 원1.90%
2일 기준.자료: 한국펀드평가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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