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플라자]리서치센터장들이 밝히는 증시 변수

  • 입력 2006년 3월 16일 03시 05분


코멘트
《롤러코스터를 탄 채 두 눈을 똑바로 뜨고 앞을 내다보기는 정말 어렵다. 연초부터 주가가 1, 2주 간격으로 짤막한 상승과 하락을 계속 반복하는 상황. 증시에 올라탄 투자자가 긴 안목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은 시점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최근 주식시장에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변동성’이라는 말에 너무 홀

리지 말라고 조언한다. 어느 쪽이든 큰 흐름은 정해져 있으며 짤막한 변화에 일희일비(一喜一悲)할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증권업계에서 손꼽히는 전문가 5명에게 최근 투자자들이 신경 쓰는 증시 주요 변수에 대해 물었다.》

○정보기술(IT) 경기, 죽지 않았다

올해 초 국내 주식시장의 강세 전망을 가장 든든히 뒷받침한 것은 IT 경기에 대한 낙관론이었다.

그러나 최근 2개월 동안 미국의 주요 IT 기업들은 부정적인 1분기(1∼3월) 실적 전망을 잇달아 내놓았다. 삼성전자 등 국내 IT 기업들도 그 비관론의 영향을 받았다.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의 하락(원화가치 상승)으로 이익이 줄어든 데다 플래시메모리, 디스플레이 등 주력 생산품의 가격도 하락세다. 자연히 주가도 떨어졌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지금은 IT 산업의 계절적 비수기임을 잊지 말라”고 입을 모았다.

대우증권 전병서 리서치센터장은 “2002년 IT 붐 때 공급된 하드웨어가 교체될 시기가 다가오고 있어 IT 제품에 대한 대량 수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화증권 이종우 리서치센터장도 “IT 경기가 실제로는 그다지 나쁜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최근 주가 하락은 ‘기대수준’이 적절히 낮아지는 과정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환율과 미국 경기는 잘 지켜봐야

원-달러 환율의 변동에 대해서는 의견이 나뉜다.

최근 가장 비관적인 시장 전망을 내고 있는 대신증권 김영익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의 금리 인상이 언제 마무리되느냐가 관건”이라며 “이달 말 한 차례 더 올리면 경기침체를 염려해 금리에 더는 손대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2분기(4∼6월)부터는 다시 달러 약세 현상, 즉 원-달러 환율이 더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 환율이 떨어지면 수출 기업의 실적이 나빠져 증시에도 마이너스가 된다.

그러나 삼성증권 임춘수 전무(전 리서치센터장)는 “주요 교역 대상국과 비교했을 때 원화 가치는 이미 15∼20% 정도 고평가돼 있다”며 “원-달러 환율은 연말쯤에는 1050∼1100원 사이로 다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전 센터장은 미국의 금리 인상 행진이 좀 더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세 차례 정도 금리를 인상해 달러화가 강세를 띨 가능성이 더 크다는 것. 그는 “환율이 다시 올라갈 수 있어 최근 타격을 받은 수출주의 전망도 나쁘지 않다”고 주장했다.

우리투자증권 박천웅 리서치센터장은 “이제까지 좋았던 미국의 경기가 갑자기 나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국내 주가를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세계 각국의 경기 동조세가 갈수록 약해지고 있는 데다 미국을 대신해 유럽과 일본의 경기가 상승세를 타고 있어 수출기업의 이익에 대한 우려가 과다한 수준으로 주가에 반영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가와 중국 위안화, 기우(杞憂)에 가깝다

임 전무는 “다른 사람들처럼 고(高)유가가 지속되리라고 믿지만 산유국들이 유가를 지나치게 올릴 가능성이 적은 데다 세계 경제의 석유 의존도가 줄었기 때문에 유가가 급등하더라도 심각한 타격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위안화의 절상 가능성도 너무 심각하게 염려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이 센터장은 “위안화 추가 절상의 가능성이 크지 않다”며 “절상이 된다 하더라도 5%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 센터장은 “중국 위안화의 절상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본다”고 잘라 말했다.

1월 말 현재 중국의 외환 보유액이 몇몇 대기업의 부실을 말끔히 청산할 수 있을 정도인 8189억 달러에 이르는데 위안화 가치를 올려 이 금액을 과연 날려버리겠느냐는 것.

그는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이 곧 핵발전소 등 사회간접자본의 수주를 미국에 주는 ‘윈-윈’ 협상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참고 기다리면 상승세 돌아온다

예상 주가지수의 ‘높이’는 다르지만 결국 리서치센터장들은 2분기까지의 조정 후에 연말에는 완만한 상승세가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센터장은 “2분기 말∼3분기 초 사이에 코스피지수가 1,150 정도의 저점을 찍은 다음 꾸준히 상승해 연말경에는 1,450 선으로 회복될 것”으로 내다봤다.

임 전무는 “변동성에 대한 논란이 많지만 시장의 향방은 앞으로 한두 달 안에 윤곽을 드러낼 것”이라며 “1월에 있었던 깊은 조정의 충격을 정리하는 데 시간이 걸리고 있지만 경기에 대한 믿음이 회복되면 연말까지는 1,600 선까지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클릭하면 큰 이미지를 볼 수 있습니다.

(▲위의 이미지 클릭후 새창으로 뜨는 이미지에 마우스를 올려보세요. 우측하단에 나타나는 를 클릭하시면 크게볼 수 있습니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하임숙 기자 arteme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