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文대통령 모친상에 조의문·조문단 보낼까…아직까진 무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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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0월 30일 10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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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9월 평양 남북정상회담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백두산 천지 주변을 산책하던 중 천지 물을 물병에 담고 있다. © News1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9월 평양 남북정상회담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백두산 천지 주변을 산책하던 중 천지 물을 물병에 담고 있다. © News1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북한이 문재인 대통령의 어머니 강한옥 여사의 별세에 조의를 표할지 주목되된다. 그간 남북은 주요 인사의 별세를 계기로 조의를 표하는 방식으로 소통을 해온 전례가 있어서다.

이에 따라 조전을 넘어 조문단을 파견하는 형태로까지 이어질 경우 소강 상태인 남북관계를 풀어내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지만, 현재 남북관계를 고려하면 적극적인 조의 표명이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30일 정부에 따르면 전날(29일) 오후 늦게 문 대통령의 모친상 소식이 전해진 이후 아직까지 북측에서 이렇다 할 조의 표명 움직임은 파악되지 않고 있다.

문 대통령의 모친 강 여사는 함경남도 흥남 출신의 실향민으로, ‘흥남 철수’ 때 배를 타고 남측으로 넘어와 거제에 정착했다. 문 대통령은 종종 공개석상에서 실향민인 부모의 사연을 이야기하는 등 이산가족 문제에 각별한 애정을 보이기도 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지난 9월 추석특별기획 방송에서 2004년 금강산 이산가족 상봉 당시 모친과 함께 참석해 여동생(문 대통령의 이모)을 만났던 사연을 언급하며 “평생 어머니께 제일 효도했던 게 이때 어머니를 모시고 갔던 게 아닌가 싶다”라고 말한 바 있다.

북측도 문 대통령의 이 같은 사연을 잘 알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2월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방남했을 당시 문 대통령은 실향민 2세인 자신의 방북 경험을 소개한 바 있다.

또한 이 자리에서 김 제1부부장과 함께 방남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함흥 식해 이야기를 꺼내자, 문 대통령은 “저도 매일 식해를 먹고 있다. 함경도는 김치보다 식해를 더 좋아한다”고 말했다.

여기에다 지난해 세 차례 김정은 위원장과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얼굴을 마주한 바 있는 만큼, 북측이 조의를 표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과거 북한은 남북관계 개선에 기여했던 남측 주요 인사들의 장례에 조문단을 파견, 당국 간 대화의 물꼬를 틀 계기를 마련한 바 있다.

지난 2009년 8월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당시 북한은 다음 날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명의의 조전을 보냈고, 사흘 뒤 김기남 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와 김양건 통일전선부장 등 6명의 조문단을 파견했다.

이명박 정부 시절이었던 당시 1박2일 일정으로 방남했던 북한 조문단은 현인택 당시 통일부 장관을 만나 남북고위급 회담을 열고, 체류를 하루 연장하며 이명박 전 대통령을 예방해 김정일 위원장의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2001년 3월 정주영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 타계에도 북한은 조문단을 파견한 바 있다.

조전을 통해 약식으로 애도를 전했던 사례도 있다. 2009년 5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당시에는 김정일 위원장 명의의 조전을 보냈다.

다만 지난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경색된 남북관계와 전날(29일) 금강산관광 실무협상을 거절해 온 북측과의 최근 관계를 고려할 때, 조문단 파견보다는 조전 가능성이 언급된다.

올해 6월 이희호 여사 별세 당시에도 조문단 파견이 관심을 모았지만 북한은 경색된 관계를 고려한 듯 김여정 제1부부장을 판문점에 보내 조의문과 조화를 보낸 바 있다.

3일장 마지막날인 31일 장례미사가 예정돼 있어 시간도 촉박한 편이다.

일각에선 최근 금강산과 관련한 북한의 반응을 볼 때, 공식적인 조의를 표할 가능성마저도 높지 않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북측에 있는 여동생과 또 다시 재회하지 못하고 눈을 감게 된 강 여사를 비롯해 이산가족 문제 해결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산가족정보통합시스템에 따르면, 1988년부터 지난달 30일까지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 중 사망자는 총7만9786명이다. 생존해 있는 5만3574명 중 80대는 40.5%(2만1687)명, 90대는 23.2%(1만2423)에 달한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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