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추지 않는 ‘내전’…손학규 거취 놓고 쪼개진 바른미래

  • 뉴스1
  • 입력 2019년 5월 20일 16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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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대표 사수파 4인 vs 퇴진파 5인
손 대표 당직 임명 강행에 하태경 긴급 최고위 소집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98차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9.5.20/뉴스1 © News1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98차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9.5.20/뉴스1 © News1

손학규 대표의 퇴진을 둘러싼 바른미래당의 내전이 좀처럼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손 대표는 20일 정책위의장과 사무총장, 수석대변인에 채이배, 임재훈, 최도자 의원을 각각 임명했다. 이들 3인은 손 대표의 퇴진에 반대하는 인사들로 앞으로 손 대표의 퇴진을 요구하는 오신환 원내대표를 비롯한 선출직 최고위원들과 대척점에 설 것으로 보인다.

바른미래당 최고위는 당 대표와 원내대표, 선출직 최고위원 3명, 지명직 최고위원 2명, 청년최고위원 1명, 정책위의장 1명 등 총 9명으로 구성된다.

당내 세력 구도는 손 대표 비롯한 주승용, 문병호 지명직 최고위원, 채이배 정책위의장 등 ‘퇴진 반대파’ 4인과 오신환 원내대표와 하태경·권은희·이준석 최고위원과 김수민 청년최고위원의 ‘퇴진파’ 5인으로 갈리는 모습이다.

국민의당 출신인 김수민 최고위원은 앞서 김관영 전 원내대표 사퇴를 위한 의총 소집 당시 바른정당계와 뜻을 같이 했다. 특히 오 원내대표는 앞서 자신을 포함한 선출직 최고위원 5명은 손 대표의 사퇴에 목소리를 낸다고 말했다.

실제 김 최고위원은 이날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도부의 근거 없는 낙관주의, 최고 결정자의 아집·독단주의, 구태한 옛 방식 또 수구적 사고의 기득권 정치인의 교조주의 이 세 가지 걸림돌이 작금의 당의 내홍의 가장 큰 이유일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오 원내대표 선출 과정에서 지지를 보낸 의원이 당내 과반이 넘는 만큼 당내 대결 구도에서도 ‘손 대표 사퇴’가 앞선다고 볼 수 있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이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긴급 최고위원회의 소집 요청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2019.5.20/뉴스1 © News1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이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긴급 최고위원회의 소집 요청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2019.5.20/뉴스1 © News1

하지만 손 대표의 ‘버티기’가 길어지고 있어 오 원내대표 등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손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당의 절반이 넘는다고 해도 손 대표가 사퇴를 거부할 경우 이를 강제할 마땅한 방법은 없기 때문이다.

이에 하태경 최고위원 등은 오 원내대표 취임 전 선출직 최고위원들의 불참으로 최고위가 파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손 대표가 지명직 최고위원 등을 임명한 것은 당헌·당규에 위배되는 행위라고 이들의 지명을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또 이날 정책위의장 등 임명철회, 여론조사 관련 당내 특위 설치 등을 요구하며 오는 21일 긴급 최고위 개최를 소집해야 한다고 밝히는 등 손 대표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이들은 손 대표가 최고위원회의 소집을 거부하는 것을 일종의 당 대표의 ‘사고 상황’이라고 규정할 가능성도 있다. 당헌당규에 따르면 당 대표가 사고 상황에는 원내대표가 직무를 대행하거나, 그 다음 다득표자 최고위원이 대표 직무를 대행하는 것으로 돼 있다.

다만 ‘사고 상황’ 규정이 손 대표를 압박하는 수단으로 실제 이뤄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게 당 안팎의 시선이다. 만약 손 대표를 강제로 끌어내릴 경우 당 내홍은 최고조에 달하면서 당의 존속 여부조차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당 관계자는 “한동안 양측의 갈등이 지속되지 않겠느냐”며 “중요한 것은 손 대표가 어떻게 하면 정치적인 상처를 덜 입고 자리에서 물러나는 방법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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