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대통령 당선 페르난데스 누구?…장관 역임한 법대 교수

  • 뉴시스
  • 입력 2019년 10월 28일 11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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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2008년까지 내각 장관 지내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전 대통령이 밀어
온건파 페론주의자로 분류돼

페론주의(페론 전 대통령을 계승하는 정치이념)자가 4년만에 아르헨티나 국정을 다시 잡게됐다.

AP통신에 따르면 27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선거관리 당국은 이날 치러진 대통령 선거가 80.79% 개표된 상황에서 중도좌파 성향의 ‘모두의 전선’ 소속 알베르토 페르난데스(60) 부에노스아이레스 법대교수가 47.48%, 중도 우파 연합인 ‘변화를 위해 함께’ 후보자 마우리시오 마크리 대통령이 41.08%를 각각 획득했다고 밝혔다.

페르난데스는 2003년~2008년까지 내각 장관을 지냈다. 내각 장관은 1994년 아르헨티나 헌법 개정에 의해 만들어진 자리로 총리와 비슷하다.

페르난데스는 지난 5월 18일 ‘모두의 전선’ 대통령 후보로 선출되기 전까지 대중에 얼굴이 알려지지 않았다. 부에노스아이레스 시에서 의원으로 잠시 활동한 게 전부다.

이런 페르난데스를 대통령에 이르게 한 건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전 대통령이다. 2007년~2015년 집권한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전 대통령은 페르난데스의 부통령 러닝메이트로 출마했다.

재판이 진행 중인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전 대통령은 대통령 대신 부통령을 선택했고, 주요 공직에 출마한적이 없는 베테랑 정치 수완가를 이용해 표를 얻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해석했다.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전 대통령의 선택은 정계를 놀라게 했다.

NYT는 행정직으로 여러 행정부에서 근무한 페르난데스는 대통령이 되겠다는 포부를 나타낸 적이 없었다며 배후에서 일하는 것이 더 편안하고 효과적인 것처럼 보인다고 지적했다.

부에노스아이레스 대학 로스쿨을 졸업한 페르난데스는 대선운동 기간에도 계속 법대에서 강의를 해왔다. 그는 기타로 록클래식 음악을 연주하는 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평범한 남자의 이미지를 만들어왔다. 그는 선거날 이른 아침, 밥 딜런의 이름을 딴 애완견 딜런을 데리고 공원에 가기도 했다.

페르난데스는 사회문제에 있어 마크리 대통령보다 더 많은 자유주의적인 입장을 취해왔다.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페르난데스가 낙태 합법화에 찬성한다는 점이라고 NYT는 지적했다. 매체는 페르난데스의 24세 아들이 양성애자라고 부연했다.

페르난데스는 페론주의자들 사이에서는 온건파로 분류된다. 그는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전 대통령보다 더 실용적인 사람으로 보인다고 NYT는 전했다.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전 대통령은 재임기간 동안 경제 수치를 왜곡하고, 지속할 수 없는 보조금을 남용했다는 비판을 받는다.

다만 페르난데스는 물가상승과 통화 가치 하락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깊은 불경기에 빠진 경제를 안정시키려는 계획에 대해 모호한 입장을 보여왔다. 페르난데스는 널뛰고 있는 페소화를 안정시키기 위한 명확한 로드맵을 제시하지 못했다고 NYT는 지적했다.

하지만 정치분석가들과 페르난데스 지지자들은 그가 자유시장 접근법을 옹호한 마크리 대통령보다는 더 많은 보호주의 정책을 채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페르난데스가 직면하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570억 달러(약 66조6700억원) 규모의 신용대출을 승인한 국제통화기금(IMF) 등에 지고 있는 빚이다. 부에노아이레스의 경제자문회사에 따르면 아르헨티나가 갚아야 할 부채는 2015년 국내총생산의 41%에서 올해 72%로 증가했다.

AP통신은 이번 결과로 최근 몇 년동안 브라질, 콜롬비아, 칠레에서 보수주의 정부가 선출되는 것을 본 남미에서 급격한 정치적 변화가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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