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받은 은혜, 소외이웃 위한 30가지 나눔 축제로 보답”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1월 26일 03시 00분


코멘트

교회 설립 30주년 새에덴교회 소강석 목사

설립 30주년을 맞아 섬김과 나눔의 축제로 특별한 11월을 만들고 있는 새에덴교회의 소강석 담임목사. 그는 “순수했던 긍정의 초심과 첫걸음을 기억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세상과 시대의 요구에 부응하면서 복음적 본질을
지키는 교회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새에덴교회 제공
설립 30주년을 맞아 섬김과 나눔의 축제로 특별한 11월을 만들고 있는 새에덴교회의 소강석 담임목사. 그는 “순수했던 긍정의 초심과 첫걸음을 기억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세상과 시대의 요구에 부응하면서 복음적 본질을 지키는 교회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새에덴교회 제공

《 새에덴교회(경기 용인시 죽전로)의 11월은 특별하다. 1988년 서울 송파구 가락동 지하에서 시작한 이 교회는 14일 설립 30주년을 맞았다. 현재는 등록신자 4만여 명의 대형 교회로 성장했다. 하지만 그 특별함은 이례적인 성장뿐 아니라 교회와 소강석 담임목사(56)가 걸어온 길 때문이다. 새에덴교회는 2007년 이후 12년째 해외 6·25참전용사 3500여 명을 초청한다. 30주년 행사도 큰 운동장을 빌린 잔치가 아니라 장애인 단체에 쌀 5000포를 기증하는 등 40억 원을 들여 ‘소외된 이웃을 위한 30가지 나눔 축제’로 진행하고 있다. 21일 소 목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교회의 여정을 숫자 중심으로 정리했다. 》
 
3. 지리산 자락인 전북 남원 출신인 소 목사는 교계에서 ‘맨발의 소명자’로 불린다. 유교 분위기가 강한 집안의 반대로 가출해서 목회자의 꿈을 키웠다. 변변한 학벌이나 집안의 교회 배경도 없어 맨몸 맨손 맨땅의 ‘3M 목회자’다.

“3M이라는 말에 처음에는 어디서 문방구 열었나 하더군요. 열정적이고 시끄러워서인지 ‘엿장수 목회’라는 말도 들었어요. 여기까지 왔지만 제게는 아직도 ‘빅토리아풍’ 목회, 우아하고 단아한 목회에 대한 아쉬움이 있어요. 제 목회 스타일이 싫어서 떠난 신자들도 있지 않나 하는 미안함도 있고요.”

30. 설립 30주년의 모토는 ‘받은 은혜, 섬김과 나눔으로’. 사랑의 쌀·김장 나누기를 시작으로 복지시설과 결손가정, 중증환자, 신학교, 미자립 교회 등을 지원하고 있다. 40억 원의 예산은 기존 봉사 활동을 뺀 금액이다.

“1988년은 한국 교회의 성장이 정체기를 맞으면서 물량화, 세속화에 대한 비난이 나오던 시기죠. 그때 저는 세속에 물들지 않은 천상 교회, 청초한 교회, 흰옷 입은 교회를 꿈꿨습니다. 새에덴에는 이런 의미가 담겨 있죠. 당시 신천지란 이름도 후보였는데 큰일날 뻔했죠.(웃음)”

“30주년을 맞아 장로님들이 올해는 빚 모두 갚고 가자고 하는데, 새로운 ‘빚’ 가운데로 가자고 설득했어요. 우리 빚 갚는 것보다 교회들이 세상에 진 빚을 갚는 게 더 중요하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그게 빛으로 가는 길이니까요.”

12. 2007년 시작한 해외 참전용사 초청은 미국에서 만난 백발 노병(老兵)과의 만남이 계기였다. 한국에 다시 가 보고 싶지만 여건이 안 된다는 말에 소 목사는 대꾸를 못 한 채 한국식 큰절을 했다. 고맙고 미안하다는 의미였다.

“지금은 남북 평화 무드라지만, 어쨌든 우리는 6·25를 겪었죠. 해외의 도움이 없었다면 지금의 대한민국도 없습니다. 노병들은 역사의 산증인입니다. 젊은 세대들이 우리 민족이 겪은 고난의 역사를 기억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미국이 여러 전쟁에 참여했지만 감사의 메시지를 전한 나라는 없다고 합니다. 미국 재향군인회는 감사의 의미를 담은 참전용사 초청이 미국의 국격(國格)을 높여줬다고 합니다. 자연스럽게 감사할 줄 아는 대한민국의 국격도 올라갔죠.”

85. 자신의 목회 인생에 대한 평점은 ‘B+’ 또는 85점이다.

“한국 교회에 누를 끼치지 않고, 신자들에게 큰 상처를 주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런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제 안의 불만은 있죠. 변화하지 않으면 죽는다는 각오로 공부하고 설교하고 발언하고 있습니다.”

2018. 현재의 한국 교회는 위기다. 교회의 세속화와 세상과의 소통 부족 등이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교회가 시대정신을 이끌어가는 선구자가 돼야 하는데, 염려의 가십거리가 되고 있는 게 현실이죠. 세상의 교회에 대한 요구는 분명합니다. ‘교회부터 정화해라’ ‘목회자의 도덕성을 높여라’…. 교회는 세상과 시대의 요구에 부응하면서도 그리스도를 왕으로 모시는 복음의 본질을 지키는 게 중요합니다.”

1. 30주년을 맞아 초심의 첫걸음을 기억하자는 게 교회의 다짐이다.

“기도하는 구절이 있습니다. 요한의 편지인 요한일서 2장 17절 ‘이 세상도 그 정욕도 지나가되 오직 하나님의 뜻을 행하는 이는 영원히 거하느니라’라고 했습니다.”

“꿈이 많은 담임목사를 만나 성도(신자)들이 고생이 많습니다. 천국 가면 제가 여러분의 종이 되겠습니다. 부르면 언제든 달려가 맛있는 짬뽕을 대접하겠습니다.”

김갑식 문화전문기자 dunanworld@donga.com
#새에덴교회#소강석 목사#3m 목회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